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4월 아시아와 유럽의 LNG 수입이 모두 주춤하면서, 계절적 요인과 지정학적 긴장이 결합된 수급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수입량 급감과 더불어 유럽의 미국산 수입 비중이 역대급 수준으로 유지되며, 미국이 LNG 글로벌 공급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2025년 4월 아시아의 전체 LNG 수입량은 2240만 톤으로, 3월(2268만 톤)보다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월(2332만 톤) 대비도 낮은 수준으로, 중국의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4월 LNG 수입은 477만 톤으로, 3월 대비 120만 톤가량 감소했으며, 작년 같은 달(650만 톤)보다 27% 급감했다. 이처럼 큰 폭의 감소는 2024년 말부터 급등했던 현물가격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2월 중순 북아시아향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16.10달러까지 상승, 작년 저점(8.30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비록 4월 말 기준 가격은 11.8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중국 내 다른 연료 대비 경쟁력이 낮아 수요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도 중국의 미국산 LNG 회피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최근 두 달간 미국으로부터 단 한 건의 LNG도 수입하지 않았다. 이는 2024년 전체 수입량 중 5.5%를 차지했던 미국산 LNG 흐름이 사실상 중단된 것을 의미한다.
반면, 일본·한국·인도는 4월 미국산 LNG 수입량을 전월 73만톤에서 148만톤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에너지 수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유럽도 ‘미국 의존’ 심화…러시아산은 점진적 축소
유럽 시장도 4월 들어 겨울철 난방 수요 종료에 따라 수입량이 전월(1274만톤) 대비 1044만톤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588만톤을 유럽에 공급하며 최대 수출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월(376만톤)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산 LNG는 같은 기간 160만톤에서 138만톤으로 소폭 감소했으며, 유럽은 “러시아 의존도 줄이기”와 “수급 안정 확보”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수행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수입국이 미국산 확보에 몰리면서 공급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주요 수입국들이 정치적 목적까지 고려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어, 신규 LNG 생산시설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공급 부족에 따른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2024년에도 LNG 수출 세계 1위…아시아 수출 증가 두드러져
- [이슈]플라크민스 LNG vs LNG 캐나다, 누가 더 위험한가
- 북미 서부에서 아시아로…캐나다, LNG 첫 수출 눈앞
- [분석과전망] DOE, LNG 선박연료 사용규제 철회…조선·LNG 업계 수혜 전망
- LNG 수요 지형도 변화…북미는 확대, 유럽·아시아는 감축 기조
- 미국 LNG 수출 강세 속 먹구름
- 아시아 6개국, 미중 무역전쟁 속 美 LNG로 '관세 방패' 만든다
- 미 LNG 수출 확대로 국내 가스 요금 상승?
- 북극을 뚫는 전략선박…‘Arc7’ 빙해선이란 무엇인가
- 美 LNG의 최대 위협은 수요 아닌 트럼프 정책?…中 조선 규제 '급브레이크'
- LNG 수입 다변화 가속…말레이시아·미국산 비중 증가
- 제3차 AZEC 정상회의 임박… 아시아 에너지전환 플랫폼 본격 시동
- 무디스 "중국 석유수요 3~5년 내 정점, 인도는 지속 성장"
- [분석] 중국과 인도 NOC, 상반된 투자 전략으로 에너지 지형 변화 주도
- 아시아 LNG 수입 ‘봄철 정체기’ 진입…미국산 전환 가속화 조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