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SK그룹관 내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 SK온 제공
8월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SK그룹관 내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 SK온 제공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SK온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북미 ESS 시장 공략에 나서며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은 4일 미국 콜로라도주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Flatiron Energy Development)'과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온은 플랫아이언이 추진하는 매사추세츠주 프로젝트에 LFP 배터리가 탑재된 컨테이너형 ESS 제품을 2026년에 공급한다. 추가로 2030년까지 미국 내 6.2GWh 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해 최대 7.2GWh 규모의 ESS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내년 하반기부터 ESS 전용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해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전기차 대비 크기와 무게 제약이 적은 ESS 제품 특성을 고려해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이 높은 LFP 파우치 배터리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SK온 ESS 제품의 핵심 특징은 공간 효율성이 높은 파우치 배터리를 적재한 고전압 모듈 적용이다. 일반적인 ESS 제품이 랙(Rack) 단위 설계가 필요한 것과 달리, 모듈 기반 설계로 용량을 유연하게 구성하고 확장할 수 있어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한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인접 모듈로의 열 확산 방지 솔루션과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배터리 진단 시스템을 적용했다. EIS는 배터리에 작은 전기 신호를 보내 내부 저항과 반응 특성을 파악해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이다.

이번 계약은 SK온이 지난해 12월 ESS 사업실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한 이후 거둔 첫 번째 성과다. 회사는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통해 제품 라인업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말 예정된 국내 배터리 ESS 장주기 프로젝트 대응을 위해 LFP 국내 생산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 기술 개발도 완료해 다수의 완성차 고객사와 수주를 논의 중이다.

최대진 SK온 ESS사업실장은 "이번 계약은 SK온이 배터리 케미스트리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첨단 배터리 기술과 현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추가 고객사를 확보해 북미 ESS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나단 푸어 플랫아이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술력과 현지 생산 능력을 지닌 글로벌 배터리사와의 협력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SK온과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예정된 복수의 프로젝트에서도 협력을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플랫아이언은 2021년 설립된 대규모 ESS 개발 및 운영 전문 재생에너지 개발사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부지 확보부터 설계, 시공, 운영까지 ESS 사업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헐 스트리트 에너지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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