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이 건식기반 아크플라즈마 증착 공정을 통해서 개발한 고성능 코발트 단원자 촉매가 담지된 탄소나노섬유를 확인하고 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KIST 연구진이 건식기반 아크플라즈마 증착 공정을 통해서 개발한 고성능 코발트 단원자 촉매가 담지된 탄소나노섬유를 확인하고 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투데이에너지 정재현 기자] 비스페놀은 열에 강하고 기계·화학적 물성이 뛰어나 △영수증 △물병 △생수통 △비닐 등 플라스틱 소재의 주요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비스페놀류 중 비스페놀A(이하 BPA)는 우리가 흔히 ‘환경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내분비교란물질이자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화학물질 중 생물체 내에 흡수돼 호르몬이 관여하는 내분비계에 혼란을 일으키는 물질로 생식, 발달, 지능 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도 악영향을 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김종민 박사,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박사, 극한소재연구센터 김상훈 박사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주병권 교수 공동연구팀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건식 기반 아크 플라즈마 증착 공정을 통해 고성능 코발트 단원자 촉매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전기화학적 과산화수소 합성에 기반한 전기-펜톤 공정(electro-Fenton)에 적용해 수용액 내 비스페놀류 환경호르몬을 짧은 시간 내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아크플라즈마 증착 기술을 이용한 금속(코발트) 단원자 촉매 제조에 관한 모식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아크플라즈마 증착 기술을 이용한 금속(코발트) 단원자 촉매 제조에 관한 모식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아크 플라즈마 공정은 진공 상태에서 반복적인 펄스(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 큰 진폭을 내는 전압이나 전류 또는 파동) 전압으로 금속 또는 세라믹을 증발시켜 이를 물체 표면에 얇은 막으로 입히는 방식으로 펄스 횟수를 조절해 원하는 두께나 특성을 가진 증착층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한 코발트 단원자 촉매를 전기-펜톤 수처리 공정 내 과산화수소를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전극 소재로 적용했다. 그 결과 수용액 내 타겟팅된 20ppm 농도의 신종 환경호르몬인 BPF를 5분 이내 100% 신속히 분해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반복 실험과 폐수처리 테스트를 통해서 촉매의 안정성과 비스페놀류 제거를 검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제 대도시 주변 하수 처리장 또는 특정 산업폐수 처리 시설 등에서 신종 오염물질 제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IST 김종민 박사는 “이번 성과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공정 방식으로 고성능 단원자 촉매를 제작하고 이를 수 처리 분야까지 응용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으며 김상훈 KIST 박사는 “아크플라즈마 증착법으로 금속 나노입자를 만드는 연구는 널리 알려져 있으나 단원자 증착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과 환경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Carbon Energy‘에 지난 5일 온라인 게재됐다.

계산과학을 이용한 코발트 단원자 촉매의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의 활성점 규명 및 전기-펜톤을 이용한 유기오염물질인 비스페놀 F(BPF) 신속 제거 응용./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계산과학을 이용한 코발트 단원자 촉매의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의 활성점 규명 및 전기-펜톤을 이용한 유기오염물질인 비스페놀 F(BPF) 신속 제거 응용./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물과 산소를 이용한 전기화학적 과산화수소 생산은 친환경 방식으로써 많은 장점들이 있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보고된 촉매들보다 훨씬 더 활성이 우수하면서도 고전류밀도에서 안정성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촉매를 개발할 경우 다양한 전기-펜톤 공정을 통해 다양한 유기오염물들(폐수, 비스페놀류 등)을 제거할 수 있는 전극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이번 성과는 무엇이 다른가?

기존의 고활성 촉매를 만드는 방식인 용액공정 기반의 합성에서 벗어나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공정 중 하나인 진공 증착 기반의 기술을 이용해 고농도의 코발트 단원자들을 제조했고 이를 전기화학적 촉매로 이용해 실생활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유해 물질인 BPF 및 폐수처리에 적용한 사례이다.

물리 기상 증착 방식 중 하나인 아크플라즈마 증착 공정을 통해서 비연속적인 증착 특성을 이용해 매우 미세하게 증착량을 제어할 수 있었고 2.24 wt% 이상의 높은 금속 단원자 담지량을 유도했다.

또한 개발된 촉매를 유동식반응기에 적용하여 고전류밀도(100 mA/Cm₂ 이상)에서 우수한 과산화수소 생성 효율과 생산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전기-펜톤 시스템에 맞물려 과산화수소를 합성함과 동시에 OH 라디칼을 생성하여 20 ppm의 유기오염물인 BPF를 5분 이내에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계산과학을 이용한 코발트 단원자 촉매의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의 활성점 규명 및 전기-펜톤을 이용한 유기오염물질인 비스페놀 F(BPF) 신속 제거 응용./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계산과학을 이용한 코발트 단원자 촉매의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의 활성점 규명 및 전기-펜톤을 이용한 유기오염물질인 비스페놀 F(BPF) 신속 제거 응용./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실용화 방안은?

친환경 방식의 진공 증착 기술을 통한 다양한 단원자 촉매를 제조를 이용해 전기화학적 과산화수소 합성, 연료전지, 수전해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대량의 과산화수소 생성 합성 시스템을 통해 반도체 공정, 폐수처리, 의료 분야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폐수 처리 및 유기물 분해 시스템 등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돼 현장 방식(on-site)을 통해 다양한 유기오염물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번 연구에서는 건식 공정에 기반하여 개발한 금속 단원자 촉매 소재를 바탕으로 전기화학적 과산화수소의 대량 합성 및 유기오염물들의 효과적이고 빠른 제거가 가능함을 확인했다. 추후 실용화를 위해서는 촉매 개발 연구 이외에도 효율적으로 구성된 대용량 전기화학 반응시스템 개발 연구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소재와 시스템의 추가적인 개발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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