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쪽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동서발전 본사 전명. /투데이에너지 지료사진
(완쪽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동서발전 본사 전명. /투데이에너지 지료사진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에너지 공기업의 수장 인사 개편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는 한국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10여 개가 넘는 주요 에너지 공기업의 수장이 교체될 예정이며, 이번 인선은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와 산업 안전 강화 의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공기업, 리더십 공백 장기화 속 대규모 인사 개편 임박 

현재 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주요 공기업들의 수장 자리가 비어있거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인사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에너지재단, 한국탄소산업진흥원, 한국가스기술공사 등은 이미 기관장 자리가 공석이며, 에너지공단, 한전KPS, 전력거래소, 등은 기관장 임기가 종료되었음에도 후임자 없이 기존 기관장이 직무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한국가스공사의 최연혜 사장이 12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정용기 사장이 이달 2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또한 최근 사의를 표명하여 후임 인선 절차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 정책 기조 및 산업 안전 의지가 인선 핵심 변수 

이번 인선에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와 산업 안전 강화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신설 역시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장 후보군으로 박원석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한병섭 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 등 원자력 안전을 강조하고 재생에너지를 우선시하는 인물들이 거론되는 것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동시에 '산업 안전' 또한 중요한 인선 기준으로 부상했다. 최근 한국동서발전 등에서 발생했던 중대 인명사고들은 공공기관장 교체의 강력한 명분이 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화력발전소 인명사고 발생 당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중대재해 발생 시 해당 기관에 법적 처벌과 별개로 최고 수준의 패널티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하며 안전 문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새롭게 임명될 기관장들에게 안전 관리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됨을 시사한다. 

에너지공단 이사장 인선 3파전, '정무감각'과 '조직관리'의 조화 

특히 한국에너지공단의 차기 이사장 인선은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유휘종 전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신부남 공단 기후행동이사 등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추천위원회는 20여 명의 지원자 중 서류 심사를 마무리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추천할 3~5배수 후보군을 선별한다는 소식이다. 

업계는 이번 에너지공단 이사장 인선이 단순한 정책 수행 능력뿐 아니라 정무적 감각과 조직 관리 역량의 균형을 중요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은 인사' 또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이번  인사 개편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보은 인사' 또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적 배경이나 관료 출신 인물이 전문성 없이 주요 공기업의 수장으로 임명될 경우 조직의 안정성과 정책 추진의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에너지 정책이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조직 구성원들에게 실익을 줄 수 있고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특히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경우 내부 승진과 정치권 인사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최적의 리더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후 한미 관세협상, 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로 인해 공기업 사장 인선을 진행할 여력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인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에너지 공기업 수장 인선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국가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결정하고, 정부의 인사 시스템 공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리더십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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