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양광 풍력 발전 단지/ACP 제공
미국 태양광 풍력 발전 단지/ACP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상석 기자] 전 세계 전력 생산 증가율보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두 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최근 발표한 ‘2025 재생에너지 통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재생에너지는 연평균 5.9%의 속도로 성장해온 반면, 전체 전력 생산은 연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태양광(PV)과 풍력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수력 포함)은 4.4TW에 달하며, 이 중 2022년 이후 신규 설치된 용량만 1.07TW에 이른다. 태양광 및 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원은 2000년에는 전체 에너지 용량의 1.1%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44%까지 급증했다.

특히 태양광은 지난 한 해 동안 451.9GW가 신규 설치돼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 증가량의 75%를 차지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24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은 전체 재생에너지 용량의 67.5%를 차지했으며, IRENA는 이를 “간헐성 에너지원으로의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했다. 산업계에서는 향후 연간 설치량이 1,000GW에 달하는 ‘테라와트 시대’ 진입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IRENA는 이번 통계가 지난 10여년간 재생에너지의 잠재력과 긍정적 성장 궤적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미국의 반(反)재생에너지 기조는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 불안정성 등도 에너지 전환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르웨이 컨설팅기관 DNV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경제 충격과 정치적 변화, 글로벌 분쟁 등이 기후목표 달성과 에너지 전환에 실질적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RENA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COP28에서 합의된 ‘글로벌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3배 확대’ 목표는 여전히 달성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재생에너지 설비는 전년 대비 15.1% 증가했으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매년 평균 16.1%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추세라면 약 0.9TW가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IRENA는 “태양광만이 유일하게 2030 목표를 달성할 만큼의 투자 흐름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 간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특히 중국이 전체 신규 설치를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 남미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유라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동 지역은 설치 규모가 크게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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