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첨단 에너지 및 인텔리전스 캠퍼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현대건설 자료
현대건설이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첨단 에너지 및 인텔리전스 캠퍼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현대건설 자료

[투데이에너지 안후중 기자]

현대건설이 미국의 민간 에너지 개발 기업 페르미 아메리카와 손잡고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를 조성한다. 이번 업무협약은 급증하는 AI 시대의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건설은 북미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에너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31일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에서 페르미 아메리카와 '첨단 에너지 및 인텔리전스 캠퍼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텍사스주 아마릴로에 들어서는 '하이퍼그리드(HyperGrid™)' 프로젝트의 원자력 발전 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미국의 민간 에너지 개발사로, 전 에너지부 장관인 릭 페리가 공동 설립한 기업이다.

하이퍼그리드 프로젝트는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의 약 2,335만㎡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총 11GW 규모의 독립형 전력 공급 인프라를 목표로 하며, 원자력 발전소와 가스복합화력, 태양광 및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특히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를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통합하여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AI 운영은 전력 변동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이 제공하는 안정적이고 고용량의 전력 공급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공동 기획, 사업 타당성 조사, 기본 설계(FEED), 그리고 연내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추진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하이퍼그리드 프로젝트에 대해 이미 통합 운영 허가 신청(COLA)을 제출해 '기록적인 시간' 내에 승인을 받았다. 이는 원자력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신속한 사업 진행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건설은 텍사스 프로젝트에 앞서 미주리주에서 연구용 원자로 건설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원자력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시장의 규제 환경을 이해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경험을 쌓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텍사스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상업용 발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페르미 아메리카의 토비 노이게바우어 공동 창립자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 건설 역량을 입증한 현대건설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AI 시대 확장에 대비한 에너지 공급 기반을 신속하게 구축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다양한 에너지 인프라가 통합된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에너지 캠퍼스 조성에 기여하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에너지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텍사스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워크로드에 전력을 공급하는 광대한 민간 전력망의 핵심을 설계하고 건설하기 위해 한국의 현대엔지니어링&건설(현대건설)을 선정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텍사스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워크로드에 전력을 공급하는 광대한 민간 전력망의 핵심을 설계하고 건설하기 위해 한국의 현대건설을 선정했다./RealClear Science 자료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