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최근 수소 경제 활성화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세계 각국이 수소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국 역시 수소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한국가스기술공사에서 운영하는 수소산업전주기제품안전성지원센터(이하 수소전주기센터)다. 수소전주기센터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수소 품질 분석 및 안전성 검증 기관으로,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 활용까지 전 과정(전주기)을 아우르는 시험 및 연구개발(R&D)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인정은 총탄화수소(ASTM D 7675)와 산소(ASTM D 7607) 분석 항목이 추가된 것으로, 국내 기준(산업통상자원부 고시 2017-68호)과 국제 기준(SAE J2719) 모두 충족하는 공인 시험기관으로서 공식 인증을 받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수소 품질 분석을 공인된 방식으로 수행할 기관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수소전주기센터의 공인시험기관 인정은 국내 수소산업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최근 불량수소 증가 문제가 대두되면서 수소 품질 안정성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수소 품질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연료전지 수명의 단축, 효율 저하, 심지어 안전성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전주기센터는 국내 수소 품질 기준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관련 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수소 전성분 분석이 가능한 기관은 극히 제한적이며, 특히 공인된 품질 분석 기관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수소전주기센터의 공인시험기관 확대는 수전해 및 천연가스 개질 등 수소 생산기술 국산화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생산된 수소가 국제 수준의 품질 검증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 향후 수소 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소전주기센터가 가진 최대 강점은 ‘전주기(全周期) 기반 연구 및 지원 시스템’이다. 즉, 단순한 품질 분석을 넘어 생산 → 저장 → 유통 → 활용까지 수소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국내 유일의 시험·연구기관이라는 점이다.
수소 품질 인증 체계가 확립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신뢰성 높은 품질의 수소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향후 국내 수소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때 기술적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기 보급을 목표로 하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고품질 수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연료전지차 및 수소 발전소 등의 산업 성장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수소전주기센터는 수소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불량 수소 유통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한국의 수소 공급망은 해외 의존도가 높으며, 특히 고순도 수소 생산 기술은 독일, 일본, 미국 등 일부 국가에 의해 선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는 수전해 수소 생산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약 20년 전부터 기술 개발을 지속해 왔으며, 현재 약 80% 내외의 효율로 수소 생산이 가능한 메가와트(MW)급 수전해 스택 및 관련 소재·부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수전해 산업 인프라의 미비로 관련 소재·부품 원천기술 확보 상황이 열악하며, 수전해 스택의 수소 생산 효율도 70% 이하에 그치고 있어 해외 선도 기업들과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수소전주기센터의 역할 확대로 국산 수소 생산 기술 개발과 기술 자립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