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2024년 3월 미국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의 수출입 통계에 따른 것으로,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24년 2월까지만 해도 중국은 하루 평균 14만9천 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수입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수입이 제로(0)로 떨어졌다. 특히 2020년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하루 48만1천 배럴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미·중 에너지 교역 관계의 상징적 단절이라 평가된다.
■ 셰일업계, 공급과잉 속 '수출 탈출구'마저 봉쇄
셰일 업계에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 미국은 2023년 일일 1320만 배럴이라는 역대 최고 원유 생산량을 기록하며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를 지켰지만, 최근 유가는 수요 부진과 OPEC 증산 영향으로 장기 저유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핵심 수출시장을 잃은 셰일 드릴러들에게는 생산 감축 또는 설비 축소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3월에는 정유공장들의 계획 정비기간과 겹치면서 전체 원유 수출량도 전월 대비 5.9% 감소한 404만 배럴/일 수준으로 하락했다.
셰일 원유는 단가 경쟁력이 약해 수요가 탄력적이지 않다는 한계가 있고, 전통적 수입국이었던 아시아권에서 전기차 확산과 LNG 화물차 증가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장기적 위협 요인이다.
■ 트럼프의 관세폭탄, 에너지 시장까지 번져
이번 사태는 정치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산 대부분 제품에 최대 145%의 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았고, 중국은 보복 조치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3년까지만 해도 미국산 원유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 자산으로 여겨졌지만, 정치 리스크가 현실화되며 공급 안정성과 시장 다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로 인해 셰일 산업은 수출-내수 양쪽에서 수익성 악화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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