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나이지리아와 모로코가 추진 중인 나이지리아-모로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NMGP, Nigeria-Morocco Gas Pipeline) 프로젝트가 서아프리카 및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을 재편할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업은 서아프리카 가스 생산·수송 인프라를 유럽 시장까지 연결하는 초대형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로, 지역 내 에너지 접근성 향상과 유럽의 러시아 가스 대체 수요 충족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NMGP는 총 연장 약 5600km, 나이지리아에서 시작해 베냉, 토고, 가나,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모리타니, 모로코 등 13개 서아프리카 국가를 거쳐 스페인 및 유럽 시장까지 연계되는 초대형 가스 수송망이다. 설계 수송능력은 하루 최대 3000 MMcf(백만 입방피트), 투자 규모는 250억~300억 달러, 사업 주체는 나이지리아 국영석유회사(NNPC)와 모로코 국영에너지청(ONHYM)이 공동 추진, 목표는 서아프리카 지역 내 가스 전력화 확대 및 유럽의 LNG·파이프라인 가스 공급선 다변화 등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이지리아의 대규모 가스 매장량(전 세계 9위)을 활용해 역내 전력 공급을 개선하고, 잉여 물량을 유럽으로 수출해 안정적 가스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NMGP가 완공되면 서아프리카 지역의 가스 이용률을 크게 높여 전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산업화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EU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 탈피, 아프리카-유럽 간 장기적 에너지 파트너십 구축, LNG·수소 등 저탄소 에너지 전환 기반 마련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유럽은 NMGP를 통해 지중해·스페인 연계 가스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면서, 아프리카산 가스를 기존 LNG 해상운송보다 비용·시간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프로젝트는 초대형 규모와 장기 건설 기간(추정 25년 완공 목표)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25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초기 투자금 확보 필요, 국제 금융기관·중동 에너지 기업의 참여 여부가 관건이다. 일부 서아프리카 국가의 정치 불안, 무장세력 활동 등 파이프라인 안전성 우려가 여전하다. 연안 해상 구간·사막 구간에서 생태계 훼손 가능성 및 메탄 배출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NMGP가 완성되면 서아프리카→유럽을 잇는 제2의 에너지 회랑(Energy Corridor)으로 기능할 수 있지만, 안정적 자금 확보와 지역 협력체제 구축이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 용어 설명 :
· 에너지 회랑(Energy Corridor, Energy 回廊) = '회랑(回廊)'은 "건물이나 공간에서 벽이나 기둥에 의해 둘러싸이거나 지탱되는 긴 복도 형태의 통로". 주로 사찰, 궁궐, 성곽 등에서 건축물 간을 연결하는 긴 복도로 사용되며, 고전 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간 요소이다. 현대에선 본래 건축 용어였던 ‘회랑’이 ‘에너지 회랑’, ‘교통 회랑’처럼 ‘특정 기능을 가진 긴 연결 통로 또는 네트워크’라는 의미로 확장되어 쓰이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하거나 영역적으로 연결된 지역 사이에 구축되는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네트워크로, 전력, 가스,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생산, 수송, 분배하여 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원활히 조정하는 통합 경로를 의미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청정에너지의 생산과 유통을 촉진하고, 지역 간의 에너지 협력과 경제 통합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럽연합(EU)은 북아프리카, 남유럽, 동유럽, 북유럽 등 여러 지역을 잇는 수소 및 전력 공급용 대형 에너지 파이프라인과 전력망을 구축하는 다수의 에너지 회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예: 회랑A~E). 이들 회랑은 재생 가능 에너지와 저탄소 수소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을 연결하여, 유럽 전체의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또한, 중미 지역에서도 청정에너지 회랑 구역 조성을 위한 정책적 논의가 진행 중이며, 중앙아시아·코카서스 지역에서도 녹색 에너지 회랑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장과 지역 내 연결성 강화가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회랑은 국가별 단절된 에너지 시스템을 연결하여 지역적·국제적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전력 및 가스 시장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요약하면, 에너지 회랑은 국가와 지역을 넘나드는 에너지 공급망 통합 인프라로서,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과 수송을 촉진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축과 지역 간 협력을 지원하는 전략적 에너지 허브 기능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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