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 세계는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 수소 연료전지는 청정에너지의 핵심으로 부상하며, 교통, 산업, 건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온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HT-PEMFC)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높은 효율성과 내구성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이상적인 작동 온도 범위인 200 ~ 300℃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온도 범위는 '꿈의 온도'로 불리며, 연료전지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으로 여겨진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기존의 높은 작동 온도(600~800℃)를 낮추어 500℃ 이하로 운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반대로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는 현재의 저온(100℃ 이하)에서 작동 온도를 높여 약 200℃ 이상의 수준으로 향상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온도 범위의 구현은 특히 발전용 및 건물용 연료전지에서 필수적이다. 작동 온도가 상승하면 연료전지의 전기화학적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이를 통해 효율이 향상된다. 또한, 고온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고가의 소재를 적게 사용할 수 있어 전체 시스템의 비용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기존의 저온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LT-PEMFC)는 과불소술폰산 기반 막을 사용하여 100℃ 이하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지만, 초고순도 수소와 복잡한 수분 및 열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HT-PEMFC는 120~250℃ 이상의 온도에서 작동이 가능하며, 수소 불순물에 대한 내성이 높아 저순도 수소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수소 공급원의 다양화와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한다.
그러나 HT-PEMFC는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가장 유망한 막 소재인 인산(PA) 도핑 폴리벤즈이미다졸(PBI) 막은 160℃ 이상의 고온에서 인산의 증발과 누출로 인해 장기 안정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로톤 운반체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신소재 개발과 막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촉매의 내구성 문제와 촉매 피독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고온 환경에서 촉매는 장기간 사용 시 성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인산 및 탄화수소계 등의 불순물에 의해 촉매가 피독되어 효율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극의 탈리 현상은 전극과 전해질 사이의 접합이 약해져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촉매의 내구성을 향상시키고 피독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며, 전극과 막 사이의 결합력을 강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촉매로 사용되는 귀금속의 사용량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촉매 저가화 기술 개발도 중요한 과제이다.
꿈의 온도인 200~300℃ 범위의 연료전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HT-PEMFC의 작동 온도를 더욱 높이는 동시에 소재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신소재 개발: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프로톤 전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막 소재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는 인산의 증발을 방지하고, 프로톤 운반체의 상호 연결성과 분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시스템 설계 최적화: 고온 작동에 적합한 연료전지 시스템의 설계와 열 관리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저가 소재 적용: 고온에서 안정적인 저가의 소재를 활용함으로써 전체 시스템 비용을 절감하고 상업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첫째, 연구 개발 투자 확대이다. 고온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장기간의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여 기술 개발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둘째, 인프라 구축 및 인재 양성이다. 고온 연료전지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연구 시설 및 시험 설비를 확충하여 기술 개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상용화 지원 및 인센티브 제공입니다.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와 시범사업을 통해 기술을 실증하고, 세제 혜택 및 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HT-PEMFC의 발전은 수소 경제의 실현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꿈의 온도인 200~300℃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연료전지의 구현은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다. 이를 통해 발전용 및 건물용 연료전지의 상용화가 가속화되고, 수소 에너지의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온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글로벌 수소 경제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해야 할 때이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정책적 지원을 통해 HT-PEMFC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나라는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