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발전소 예상도/현대건설 제공
SMR 발전소 예상도/현대건설 제공

[투데이에너지 안후중 기자] 전 세계가 기후변화 위기에 맞서면서 탄소중립이란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자력 에너지가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은 원자력 에너지를 더욱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기후변화 시대의 핵심 해법으로 떠오르는 원자력 에너지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SMR과 핵융합 기술의 최신 동향부터 세계 각국의 원자력 정책, 그리고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까지 포괄적으로 살펴본다. 원자력 에너지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그 가능성과 과제를 분석했다.
/편집자 주

■기후변화 위기 속 떠오르는 핵심 해법, 원자력 에너지

지금 인류는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며 에너지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아래,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던 원자력 에너지가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은 원자력 에너지를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SMR: 안전성과 경제성을 겸비한 미래형 원자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로, 모듈화된 설계를 통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고유 안전 설계를 통해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스스로 냉각되는 기능을 갖춰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 원자력 사고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췄다.

SMR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듈화된 설계를 통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이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하기 때문에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비해 훨씬 빠르고 경제적으로 건설이 가능하다. 또한, 모듈화된 설계는 다양한 지역에 맞춰 유연하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MR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고유 안전 설계를 통해 뛰어난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외부 전력 공급이 중단되거나 냉각수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냉각 기능이 작동하여 원자로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고유 안전 설계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 원자력 사고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MR은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해수 담수화, 지역 난방, 수소 생산 등 에너지 시스템 전반에 걸쳐 활용될 수 있어 미래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SMR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후 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강화,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청정 에너지원으로 기후 변화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의 보완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SMR 기술 개발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SMR 상용화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까다로운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건설 비용을 추가로 절감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SMR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법규를 정비해야 한다.

KSTAR 내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KSTAR 내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핵융합: 무한 청정에너지의 꿈을 현실로

태양이 빛나는 원리를 모방한 핵융합 에너지는 인류가 꿈꿔왔던 무한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이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합쳐져 더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마치 작은 물방울들이 합쳐져 큰 물방울이 되면서 에너지를 내는 것과 같다.

핵융합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무한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이다. 핵융합의 주요 연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핵융합 과정에서 탄소나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핵분열과 달리 폭발 위험이 낮아 안전하다.

이러한 핵융합 에너지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는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TER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 장치로, 2035년까지 최초의 플라즈마를 생성하고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가 상용화된다면, 인류는 에너지 고갈에 대한 걱정 없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단순한 에너지원을 넘어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탈원전에서 재생에너지와의 공존으로

지속되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문제는 세계가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하고 원자력 발전의 역할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성을 경험하며 원자력 발전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간헐적인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기저부하를 제공해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많은 국가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에너지 시스템에서 원자력은 안정적인 기저부하를 제공하고, 신재생에너지는 탄소 배출이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은 안전성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를 안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는 간헐성과 출력 변동성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은 이러한 각 에너지원의 장단점을 보완해 원자력 발전소를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 비중을 가진 프랑스는 추가적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함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영국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25%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해상풍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각 주별로 에너지 정책이 다르지만, 연방 정부 차원에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서부 지역에서는 풍력 발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신재생에너지 생산국이지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원자력 발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 3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추진하고,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을 통해 안정적인 기저부하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 태양광, 풍력 발전 단지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연계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미흡한 실정이다.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의 과제와 전망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확보는 필수적이며,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투자 비용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어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민적 수용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해결책 중 하나다. 앞으로 기술 발전과 정책 지원을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욱 발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장점을 결합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깨끗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원전 수명 연장과 안전성 강화

최근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 연장이 주목받고 있다.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오랜 건설 기간을 고려할 때, 기존 시설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기술 발전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수명 연장에 대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은 많은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통해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을 높이고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 역시 원자력 발전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로,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 강화와 수명 연장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최근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 강화와 수명 연장을 위한 노력이 재개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중심으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이 크게 강화되었다. 각국은 IAEA 안전 기준을 반영하여 자국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원자력 안전 정보 공유를 통해 안전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원자력 발전소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여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하여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안전 규제를 강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통해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규제 강화를 통해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2025년, 글로벌 에너지 전략의 중심에 서다

원자력 에너지는 단순한 에너지원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전략의 중심에 우뚝 설 전망이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원자력 기술의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글로벌 과제 해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보다 소형화하고 모듈화하여 건설 비용을 절감하고, 유연성을 높인 차세대 원자로 기술이다. 전통적인 원자로가 1000MW 이상의 대용량 발전을 목표로 했다면, SMR은 300MW 이하의 소형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발전소 건설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국가들이 SMR 개발에 뛰어들면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표준화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한국 등이 SMR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각국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설계가 주목받고 있다.

핵융합 기술은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꿈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협력하여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플라즈마 안정화 기술과 초전도 자석 기술의 발전으로 핵융합 에너지의 실용화가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민간 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해져, 다양한 형태의 핵융합 발전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SMR과 핵융합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고, 원자력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국제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SMR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원자력 기술의 발전은 원자력 관련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SMR, 핵융합,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원자력 발전소 운영 최적화, 안전성 강화 기술 등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원자력 분야 첨단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이 강화되고, 국제 교류 프로그램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교육 방식의 도입으로, 실무 중심의 전문가 양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발전은 원자력 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으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

원자력 에너지는 더 이상 과거의 논란을 넘어 기후변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전성, 경제성, 지속가능성을 갖춘 원자력 에너지는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갈 것이다.

한울원자력본부 전경/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울원자력본부 전경/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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