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광물 18종 세계 1위 생산국/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핵심 광물 18종 세계 1위 생산국/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핵심 광물은 첨단산업에서 필수 자원이다. 그로 인해 세계 주요국들은 핵심 광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8번째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부존자원이 거의 없어 93.9% 이상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대중 의존도가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편중 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 통제 등 핵심 광물 무기화에 나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자원안보 특별법’ 제정 ‘공급망 3법’ 체계 완성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전환’은 지속가능한 미래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러한 ‘에너지전 환’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 ‘핵심 광물’이다.

2022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리튬, 니켈, 코발 트, 흑연, 희토류, 백금족을 ‘6대 핵심 광물’로 지정 했다. ‘6대 핵심 광물’은 석유와 가스보다 보유국이 한정적이고 광산 탐사부터 생산까지 평균 16.5년이 걸린다. 특히 환경오염 우려로 채굴이나 정제 과정이 규제돼 특정 국가가 독과점하는 구조다.

백금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코발트는 콩고가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와 흑연 생산 량을 비롯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1위다. 이러한 독과점 구조로 인해 중국이 수출을 금지하는 등 핵심 광물을 무기화하고 있다.

 

중국 내몽골 바이윈의 희토류 광산/출처 VOA
중국 내몽골 바이윈의 희토류 광산/출처 VOA

우리나라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러-우 전쟁과 중국의 자원 무기화 등 공급망 충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국가 자원 안보 특별법’ 등 ‘공급망 3법’을 제·개정하고 ‘핵심 광물 확보전략’ 을 수립하며 공급망 위기 대응 능력 강화를 국가적 과제로 선정했다.

‘국가 자원 안보 특별법’ 제정안은 2024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원 안보 특별법’은 석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수소, 핵심 광물, 신재생에너지 설비 소재·부품 등을 핵심 자원으로 지정하고 평상시에는 정부가 비축, 공급망 취약점 분석, 조기경보 시스템 운영, 국내외 생산 기반 확충 지원 등을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2023년 6월 ‘소재 부품 장비 산업법’이 개정되고 12월에는 ‘공급망 기본법’ 제정된 데 이어 ‘자원 안보 특별법’이 마련돼 ‘공급망 3법’ 체계가 완성됐다. 산업부는 “공급망 3법이 완성됨으로써 우리나라 핵심 품목의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자원 안보 특별법’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됐으며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등이 이어졌다. 법 시행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다. 산업통상 자원부는 올해 2025년 2월 7일 ‘자원 안보 특별법’ 을 시행한다. 

■정부, ‘핵심 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 

정부는 자원안보와 핵심 광물 확보에 사활을 걸고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초 ‘핵심 광물 전용 비축기지 신규 구축’을 위해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과 한국농어촌공사 간 부지매입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산업부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핵심 광물 전용 비축기지 신규 구축’을 준비해왔다.

‘핵심 광물 전용 신규 비축기지’는 2024년부터 3년간 총사업비 2,417억원이 투입되고 새만금 국가산단내 부지면적 약 18만㎡(약 5만4,000평) 규모에 일반창고 8개 동, 특수창고 4개 동 등이 구축될 예정 이다. 이를 통해 핵심 광물 전용 비축기지 신규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산업부는 향후 리튬, 갈륨, 희토류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을 체계적으로 확대하며 비축·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규 구축되는 ‘핵심 광물 전용 비축기지’는 현재 사용 중인 비축기지보다 3∼4배 확대될 예정이다.

KOMIR는 국내 자원산업 활성화를 통해 현대화 장비, 안전시설, 스마트마이닝 등 민간 지원에도 2024년 1,133억원을 투입했다. 또한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OMIR는 지난해부터 니켈, 리튬 등 핵심 원료 광물 확보를 위해 민관 공동 발굴과 협력 탐사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 성공률이 높아졌다. 1978년 이후 2022년까지 44년간 KOMIR 지원 사업의 회수율은 76.4%로 민간 단독 투자 사업37.8%보다 두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OMIR는 지난해 LX인터내셔널, SK 온,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 8개 국내 기업과 공동 으로 북미지역에 민관합동 사업조사단을 파견했 다. 국내 기업과 현지 광업기업 간 핵심 광물 협력 프로젝트를 주선하는 목적이었다. 

 

정부, 공급망 다변화·안정화 주력

트럼프 신정부 출범 등 예의주시·대책 강구 

 

■LG화학, 美 리튬 10만톤 물량 확보 

민간 기업 역시 핵심 광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4년 9월 아프리카 탄자니아 마헨게 광산 소유사인 호주 블랙록마이닝 (BRM)과 4,00w0만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BRM 간 ‘탄자니아 흑연광산 투자 계약식’에서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오른쪽)와 리차드 크룩스 블랙록마이닝 비상임회장(왼쪽)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과 BRM 간 ‘탄자니아 흑연광산 투자 계약식’에서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오른쪽)와 리차드 크룩스 블랙록마이닝 비상임회장(왼쪽)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로써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가 이전에 핵심 광물 18종 세계 1위 생산국/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투자한 750만달러에 더해 그룹사 차원에서 BRM 지분 19.9%를 보유하게 됐다. 그로 인해 포스코그 룹은 탄자니아 마헨게 흑연광산 개발 투자로 연간 전기차 126만대 분량의 흑연 공급망을 확보했다.

이번 계약으로 흑연 매장량 6백만톤인 세계 2위 규모의 마헨게 광산 개발이 본격화돼 포스코그룹은 2026년부터 연간 3만톤, 2028년부터 추가로 연간 3만톤 등 전기차 126만대 분량의 천연 흑연을 최대 연간 6만톤 가량 확보하게 됐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는 흑연 공급망이 다변화돼 공급망 위기 가능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화학도 낭보를 전했다. LG화학은 2024년 11 월 미국에서 리튬 10만톤 물량을 확보했다. 세계 최대 미국 석유·에너지기업 엑슨모빌은 이를 안정 적으로 공급하기로 협약했다. 이번 협약으로 엑슨모빌은 미국 텍사스 아칸소주 리튬 염호에서 생산된 리튬을 약 3시간 거리의 LG화학 테네시 공장으로 공급하게 됐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양극재를 생산한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1만4,700만평 규모의 아칸소 염호를 인수한 후 그해 11월부터 직접리튬추출 (DLE) 기술로 리튬 채굴을 시작했다. 염호에는 전기차 5,000만대분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탄산리튬 400만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 자원외교 확장·페루 등 공급망 협력 

정부는 핵심 광물 부국과도 공급망 협력을 강화 하며 자원외교를 확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11월 핵심 광물 부국인 페루와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페루는 중남미에서 한국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유일한 국가로 2011년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9억8,000달러에서 36억3,000달러로 약 2배 증가 하는 등 경제협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페루는 구리, 아연 등 전통광물의 주요 부존국이자 주요 생산국이다. 2023년 기준 구리 생산량은 260만톤으로 세계 2위이며 아연 역시 140만톤으로 세계 2위다. 최근에는 리튬 등 희소금속의 부존 잠재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중국은 핵심 광물 무기화를 고수하고 있다. 2024년 말 중국이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원료인 흑연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방침을 세워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유탄을 맞았다.

정부는 중국의 대미 흑연 수출 통제 강화가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미-중 관계의 향배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산업부는 배터리산업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간담 회를 개최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자원안보 강화·특별법 이행 ‘예산 확보’ 시급 

2024년 연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3차 공급망위원회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회원 국들은 공급망협정이 14개 참여국 중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인도, 일본, 싱가포르, 피지, 태국, 말련, 호주, 뉴질랜드, 인니 등 11개국에서 발효돼 본격적으로 이행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며 2025년 계획을 점검했다.

특히 화학·반도체·핵심 광물 등 분야에서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앞으로도 주기적인 회의 개최를 통해 협력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정부와 기업 등이 핵심 광물 확보에 내실을 다지는 상황에서 해가 바뀌었다. 산업부는 올해 2025 년 2월 7일 ‘자원안보 특별법’을 시행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8번째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부존자원이 거의 없어 93.9% 이상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고 있다. 그로 인해 ‘자원안보 특별법’은 우리나라에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다.

다만 특별법 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현재 특별법 시행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공급망 점검·분석 3억원, 국가 자원안보 진단· 평가 3억원 등 6억원이 전부다. 자원안보 강화와 특별법 이행을 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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