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전경/CEZ GROUP 자료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전경/CEZ GROUP 자료

[투데이에너지 안후중 기자]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16일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그동안 한국형 원전 APR1400의 기술적 기원을 두고 갈등을 겪어 왔다.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이 자사의 원천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수원의 해외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어왔다. 특히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이러한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며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 체코 반독점 규제 기관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펼쳤다.

하지만 한수원 역시 APR1400은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된 것이라고 맞서며 법적 대응과 함께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을 병행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양사는 지재권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합의하게 됐다.

한국 원자력 발전은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다수의 원전 건설에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이 도입됐으며, 이를 통해 한국은 원전 기술 자립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로부터의 원자로 설계, 핵연료 설계 및 제조 기술 이전은 한국 원전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지재권 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사는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한·미 간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전-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그간의 원전 지재권 관련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합의는 지난 8일 한‧미 정부가 체결한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과 함께 양국 정부 및 민간이 최고 수준의 비확산 기준을 준수하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 향후 세계 원전 시장을 무대로 양국 기업 간 활발한 협력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합의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