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가 운영·관리하는 국내 석유 비축기지/출처 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가 운영·관리하는 국내 석유 비축기지/출처 한국석유공사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석유공사가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1915억원, 매출 3조5244억원, 영업이익 1조273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년만에 흑자로 돌아선 후 3년 연속 흑자 경영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대왕고래' 1차 시추 비용 예산이 사실상 전액 삭감돼 석유공사가 회사채로 사업비를 충당해 재무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나온 결과라 더욱 관심을 모은다. 

 

석유공사의 2024년 재무실적 그래프/한국석유공사 제공
석유공사의 2024년 재무실적 그래프/한국석유공사 제공

석유공사는 "지난해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고금리 지속 등 대외 경영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핵심자산의 효율적 운영과 전사적 비용절감, 자금 운영 최적화 등 경영혁신 노력을 통해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레이딩 확대 등 비축자산을 활용한 수익 증대, 차입금 감축 등 실질적인 재무성과 극대화 방안을 도출해 흑자 경영을 실행했다"고 덧붙였다.

석유개발 부문에서는 자회사인 영국 다나社에서 생산처리시설 효율 최적화를 통해 생산목표를 47% 초과 달성했으며 UAE 알다프라 사업에서 기존 생산광구 지역을 연계 개발해 350만 배럴의 추가 매장량을 확보하는 등 자산가치를 증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석유비축 부문에서는 비축자산을 활용해 치밀한 트레이딩 전략을 활용했으며 이를 통해 역대 최대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가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산유국과 국제 공동비축 협약에 따라 원유를 입하하고 있다./출처 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가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산유국과 국제 공동비축 협약에 따라 원유를 입하하고 있다./출처 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는 지난해 차입금 1042억원을 감축해 4년 연속 누적 1조 8613억원의 차입금을 감축했다. 이는 김동섭 사장 취임 초부터 재무건전성 강화를 기조로 해외사업 투자회수 증대를 통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외부차입 의존도를 낮춘 성과다. 석유공사는 현재 추세를 이어갈 경우 수년 내 완전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야당은 2025년도 정부예산안을 심의하며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을 정부안 505억원 대비 98%인 497억원을 삭감했다. 이에 석유공사는 올해 1월 회사채를 발행해 약 5900억원을 신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 인해 야권에서는 "회사채로 사업비를 충당할 경우 석유공사의 재무위기만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1차 시추 작업을 진행한 '웨스트카펠라 호'가 정박해있다./한국석유공사 제공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1차 시추 작업을 진행한 '웨스트카펠라 호'가 정박해있다./한국석유공사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공사가 자체 예산 1,000억여원을 마련해 진행한 '대왕고래' 유망구조 탐사 시추 작업은 지난해 12월 20일 개시 후 47일 만인 지난달 4일 종료됐다. 시추선 '웨스트카펠라 호'는 당일 시추해역을 출발해 부산항으로 입항한 이후 출항 수속 등 절차를 거쳐 다음날 다른 임무를 위해 해외로 출항했다.

이후 ‘대왕고래’ 유망구조에 대한 1차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와 정국은 다시 요동쳤다. 야권에서는 “대왕고래 1차 실패로 1263억원이 동해 심해에 가라앉았다”며 “1인 기업 엑트지오에 의존한 평가에 국민 혈세를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차 시추부터는 외국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투자 입찰 공고는 늦어도 이달 말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한 추가 탐사시추가 진행될 경우 이와 관련한 프로젝트가 석유공사의 2025년도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 매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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