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이상석 기자] 싱가포르 정부가 아시아의 에너지 전환 투자에 따른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미화 5억달러를 투입한다. 이번 자금은 ‘아시아 전환 금융 파트너십(FAST-P) 프로그램을 통해 민관 공동 투자 방식(블렌디드 파이낸스)으로 운용되며, 산업 탈탄소화와 청정에너지 보급을 핵심 목표로 한다. 관련 사무국은 수개월 내 출범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통화청(MAS) 치아 더 지운 총재는 지난 7일(현지시간) 테마섹홀딩스가 주최한 지속가능성 포럼 ‘에코스페리티 위크’ 기조연설에서 FAST-P의 향후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FAST-P는 2023년 출범한 싱가포르 정부의 전환 금융 이니셔티브로, 총 5억달러의 촉진 자본을 민간 투자와 1:1 매칭 방식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전역의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견인하며, 장기적으로는 총 50억 달러 규모의 민관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한다.
FAST-P의 자금은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가속화 △녹색 투자 확대 △시멘트·철강 등 고배출 산업의 탈탄소화 등 세 가지 핵심 분야에 집중된다. 치아 총재는 이 중 녹색 투자 분야가 우선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통화청은 앞서 해당 분야가 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장, 전기차 및 교통 시스템, 수자원 및 폐기물 관리 등 지속가능 인프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치아 총재는 “세계 경제 및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보다 신중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융 및 보험 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 내 많은 금융기관이 이미 자산 배분 전략에 기후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 및 금융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싱가포르 지속가능금융협회(Singapore Sustainable Finance Association)도 자연 회복 및 복원을 위한 금융 이니셔티브가 아시아에서 최대 4.3조달러의 가치를 창출하고, 약 2억32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백서도 함께 공개했다.
싱가포르는 현재 동남아시아 녹색 투자의 핵심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 테마섹 및 그린 투자 자회사 젠제로, 구글, 스탠다드차타드가 공동 발간한 ‘동남아시아 녹색경제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전체 녹색 투자 중 62% 이상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도 태양광 에너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