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그룹의 LNG운반선
MET그룹의 LNG운반선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헝가리를 본거지로 둔 글로벌 에너지 기업 MET 그룹(MET Group)이 싱가포르의 케펠 인프라(Keppel Infrastructure)와 연간 50만 톤 규모의 LNG 장기 공급 기본합의서(Heads of Agreement, HOA)를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MET이 체결하는 첫 장기 계약으로, 싱가포르의 에너지 안보와 공급 안정성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MET은 그동안 태평양 지역에서 단기·중기 위주의 LNG 거래를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역내에서 최초로 체결한 장기 계약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확실성과 가격 변동성에 직면한 가운데, 장기 계약은 공급 안정성과 가격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자국 내 자원 생산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LNG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전력·산업용 에너지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MET은 이미 유럽에서 장기적 수입 구조를 다져왔다. 독일·크로아티아·스페인 등지에서 재기화 용량(Re-gasification Capacity)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며 다양한 수입 경로를 구축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이 아시아 시장에서도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며, MET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본 계약은 아직 최종 확정 전 단계로, 정식 서명과 규제 당국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MET이 2024년 셸(Shell)과 미국산 LNG 도입을 위한 1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아시아 시장 진출도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합의는 △아시아 내 LNG 수급 안정성 강화 △유럽에서 축적된 MET의 공급망 다변화 경험의 확장 △글로벌 LNG 장기 계약 확대 흐름과의 연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싱가포르가 LNG 허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아시아 수요국 전반이 장기 계약을 확대하는 추세와 맞물려, 이번 MET–Keppel 합의는 향후 역내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의 모범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용어 설명 :  

ㆍMET Group(Modern Energy Trading) = 2007년 헝가리에서 출범할 당시 MET는 천연가스 및 전력 거래를 중심으로 한 전문 트레이딩 회사였으며, 이를 간결하게 표현하기 위해 ‘MET’라는 약칭을 공식 사명으로 사용했다. 이후 사업 영역이 LNG, 재생에너지, 에너지 인프라 투자 등으로 확대되면서 단순한 ‘트레이딩’ 기업을 넘어 종합 에너지 그룹으로 성장했지만, 초기의 정체성을 반영한 이름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유럽을 기반으로 전 세계 15개국에서 활동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 천연가스·전력·재생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스위스 추크(Zug)에 지주 회사를 두고 있으며, 유럽 내 주요 시장뿐 아니라 아시아와 미국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MET 그룹은 특히 천연가스 거래와 LNG 공급망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크로아티아·스페인 등지에서 장기 재기화 용량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유럽 내 공급망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싱가포르 Keppel과 장기 공급 기본합의를 체결하는 등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태양광·풍력 발전소를 운영하며, 유럽의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에 기여하고 있다.
MET 그룹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유연성과 민첩성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안정적인 공급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비전을 내세우며, 전통 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ㆍKeppel Infrastructure = 에너지·환경·도시 인프라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기반시설 전문 기업, 케펠 코퍼레이션(Keppel Corporation)의 핵심 계열사다. 이 회사는 전력 생산, LNG 공급망, 재생에너지, 수자원 및 폐기물 처리, 스마트 유틸리티 솔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싱가포르의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케펠 인프라는 LNG 수입·저장·재기화 인프라를 비롯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를 아시아 LNG 허브이자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전진기지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해외 시장에서도 인프라 개발 및 운영 경험을 확대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케펠 인프라는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탄소중립(Net Zero) 목표에 부합하는 지속가능 기술 도입에 주력하고 있어, 싱가포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ESG 경영 기조를 뒷받침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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