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싱가포르 정부가 국가 차원의 천연가스 조달·공급을 전담하는 공기업 '싱가포르 가스코(Singapore GasCo)'를 공식 출범시켰다. 에너지시장청(Energy Market Authority, EMA)과 가스코는 지난 5월7일 공동성명을 통해, 가스코가 발전 부문에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핵심 주체로 운영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스코는 전력생산 사업자(GenCos)의 수요를 통합해 대규모 구매력(economies of scale)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장기계약 조건을 체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에는 각 발전사가 개별적으로 가스를 조달했기 때문에 공급의 지속성과 가격 안정성이 불확실했으며, 이는 특히 2021~2022년 글로벌 에너지 위기 시기에 도매 전력요금 급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현재 전력생산의 약 95%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요 조달원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서의 파이프가스(PNG)와 다양한 국가에서의 LNG 수입이다. EMA는 “이전에는 발전사들이 시장변동성을 우려해 장기계약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스코 출범을 계기로 보다 구조적이고 안정적인 조달 체계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가스코는 장기계약 확대 외에도 조달원의 다변화, 계약 조건 표준화 등을 추진하며,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기에서도 천연가스가 핵심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중장기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할 계획이다.

첫 CEO로는 파빌리온 에너지(Pavilion Energy) 전 CEO이자 엑손모빌에서 23년간 고위직을 역임한 앨런 헹(Alan Heng)이 선임됐다. 에너지 업계에서 37년 경력을 보유한 그는 “가스코의 출범은 싱가포르의 에너지 안보 확보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EMA와 가스코는 공동성명을 통해 “가스코는 향후 싱가포르 전력 시스템의 회복탄력성(resilience), 비용경쟁력, 공급안정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핵심 주체가 될 것”이라며, 기존 민간주도 조달체계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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