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2025년 3월 한국의 LNG 수입량이 144만 톤을 돌파하며 전월 대비 32% 이상 급증한 가운데, 수입국별 증감률에서 뚜렷한 구조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오만 등 전통적인 우방국과 더불어 브루나이·아랍에미리트(UAE) 등 신규 수입처가 본격 진입한 반면, 말레이시아·나이지리아와 같은 주요 공급국의 수입은 급감하거나 중단되며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산 LNG 수입은 전월 7만5천 톤에서 3월 29만3천 톤으로 약 4배가량 증가했으며, 수입금액 역시 3,636만 달러에서 1억3643만 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오만산 LNG 수입도 2배 이상 증가하며, 3월 한 달간 약 33만톤, 2억2천만 달러 규모로 수입량 기준 전체 4위, 증가폭 기준으로는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점은 브루나이와 UAE의 본격적인 수입선 진입이다. 전월까지 ‘0’이었던 브루나이로부터는 13만톤의 물량이 들어왔으며, 아랍에미리트로부터도 6만톤 이상의 신규 물량이 확보됐다. 싱가포르로부터의 물량 역시 소량이나마 처음 수입되며 아세안 지역의 참여 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반면, 전통적 공급국이던 말레이시아는 수입량이 전월 대비 약 27만 톤 감소하며 전체 3위로 밀려났고, 수입금액 역시 1억1500만 달러 이상 줄었다. 특히 나이지리아로부터의 수입은 전월 11만톤에서 3월 0건으로 전면 중단되며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이는 현지 생산 및 수출 인프라 불안정성과 함께 유럽 시장 회귀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러시아산 LNG는 수입량 변화 없이 유지되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변수에 따라 향후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카타르, 페루, 모잠비크 등은 물량 증가세를 보이며 안정적 공급국으로의 존재감을 유지했다.
이 같은 수입국별 증감률 변화는 단순히 가격 요인만이 아니라 한국의 에너지 수급 전략이 '가격 중심'에서 '공급 안정성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단가임에도 미국, 오만 등에서의 수입 확대가 이뤄졌다는 점은 가격보다는 정치적 안정성과 공급 유연성을 우선하는 정책적 판단이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현재 총 16개국으로부터 LNG를 수입하고 있으며, 상위 5개국이 전체 수입의 약 7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3월 들어 중하위권 수입국의 변화 폭이 커지면서 수입국 다변화가 실질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카타르, 말레이시아 중심의 안정적 공급망이 작동했지만, 지정학적 변수와 수요 분산 필요성으로 인해 새로운 수입선 개척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LNG 수입도 원유처럼 외교·안보 전략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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