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빅찬균 기자]
1977년 설립된 HD현대일렉트릭은 각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산업체, 가정 등 최종 소비군에 이르기까지 전력산업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고압과 저압용 전력기기와 산업용 회전기, 선박용 전장품등 전력 시스템 개발·제조 관련 토탈 솔루션 역량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가 인적분할하여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현재 전 세계 135개국의 총 3600여개의 고객에게 전력공급에 필요한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현재와 미래의 계획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HD현대일렉트릭은 출범 직후 국제 유가 하락, 한전 적자 등 급속히 악화된 시장 상황으로 인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이를 타개하고자 HD현대일렉트 릭은 2019년부터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과 전사적 경영혁신활동(H-DNA) 추진을 통해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충분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과감히 포기해 적자 수주의 부담을 줄여 나갔으며 임직원 스스로가 제품 원가부터 업무 프로세스까지 직접 들여다보는 경영혁신활동 ‘H-DNA’을 통해 업무 구조를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비용 구조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동시에 미래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시설 투자도 단행했다. 2019년도 미국 알라바마 법인의 생산 공장 증설을 완료했으며 2020년에는 약 800억원을 투자해 울산 500kV 변압기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같은 해 미국에선 아틀란타 지역에 판매 법인을 설립하며 다가올 시장 개화기에 맞춰 대응해 나갈 수있도록 현지 파트너십 구축과 영업활동을 강화했다.
침체됐던 시장 상황도 회복세를 보였다. 2020년부터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 기조가 강화되며 전력기기 시장 상황이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수익성 위주의 수주전략을 채택하고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던 HD현대일렉트릭은 급변 하는 시장 환경 속에 누구보다 발 빠르게 대응할 수있었다.
특히 위기상황 속에 과감히 진행한 생산 시설 투자가 늘어난 시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안정적인 수주 물량과 증대된 매출 실적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선 후 지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 대전환’과 ‘에너지 안보’의 중심에 선 HD현 대일렉트릭
‘에너지 대전환’이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사용체계를 전환하는 것으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배출 절감, 에너지안보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전세계 195개국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하기로 협약하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NDC)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각국은 NDC 목표를 설정하고 탄소배출 규제와 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마련하는 등 협정 내용을 이행 중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화력 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정책을 잇따라 펼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석탄 발전을 넘어서는 최대 발전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는 팬데믹, 중동과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탈(脫)세계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에너지안보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급 중단 선언 이후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대폭 확대하는 등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AI 부상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 급증과 전기차 보급 확대와 히트펌프 등 신규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력시장은 유례 없는 활황을 띄고 있으며 HD현대일렉트릭은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탔다.
전력기기 시장의 슈퍼사이클과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은 1978년 변압기 사업을 시작해 지난 40여 년간 국내 선두업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에는 변압기 단일 품목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최첨단 설비와 엄격한 품질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1990년 초 ISO9001, AS3901 등 중전기기 전 품목이 국제품질규격을 획득했으며 2000년대 초부터 변압기, 고압차단기 등주력 제품들에 대한 세계일류상품 자격을 유지 중이 다.


글로벌 송배전 시장의 호황에 발맞춰 HD현대일렉 트릭은 지난해 7월 미국 알라바마 법인의 옥외 보관장 준공을 완료했으며 같은 달 울산에서는 HD현대 일렉트릭의 첫 변압기 생산시설인 300kV 공장에 대해 생산 공정 효율화를 위한 레이아웃 변경 공사를 완료했다. 같은해 10월에는 울산 공장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철심공장 신축을 마무리했다.
청주의 ‘새 터전’ 중저압차단기 신공장 투자…배전 사업 성장가능성 주목
전력망 확충에 따라 늘어난 발전량을 가정, 빌딩등 최종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배전망 구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수송수단의 전기 화와 산업부문의 디지털화로 인해 최종 수요처의 전력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에 비례해 배전설비에 대한 투자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배전시장의 규모는 송전시장에 비해 약 2~3배 가량 크다고 알려져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배전시장의 성장 잠재 력에 주목하고 2023년 12월 충청북도 청주시에 중저압차단기 스마트팩토리 투자를 공시했 다.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신공장은 생산라인과 물류의 자동화를 통해 양산 제품에 최적화된 제조 환경을 갖출 예정이며 이를 통해 2030 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약 1,300만대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생산과 수주 주기가 긴대형 전력제품군의 시황 변동 가능성을 대비해 양산품 중심의 배전 변압기, 중저압차단기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2024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 달성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연간 매출 3조 3223억원, 영업이익 6690억원, 영업이익률 20.1%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이는 ‘에너지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전력기기 시장의 성장을 예측하고, 선제적인 투자와 영업망 확충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