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최근 산업자원통상부가 발표한 2014년 국내 에너지 수급 동향을 보면 지난해 국내 에너지 수급 동향 잠정치는 우리 에너지 시스템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17년간 최대 발전원이던 석탄이 원자력과 가스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물러선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이는 탄소중립을 향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조금씩 발을 맞춰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발표에 따르면 총에너지 소비는 산업 활동 증가로 늘었지만, 에너지원단위가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다. 경제 성장과 에너지 효율 향상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10%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재생에너지 비중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발전량 측면에서 원자력이 1위로 올라서고 가스 발전량도 늘어난 것은 석탄 발전량을 줄이는 데 기여했지만,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훨씬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많이 늘었지만 실제 발전량 비중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계통 연계와 활용 효율을 높이는 과제가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송 부문에서 전기차 보급으로 전기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도 미래 변화의 한 단면이다. 비록 전체 수송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 최종 소비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무탄소 에너지 확대, 전력 시스템 혁신, 효율 향상 및 절약 문화 확산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데이터에서 나타난 변화들을 고려할 때 매우 필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신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더욱 높이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연한 전력망과 시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때이다. 또한, 단계적인 석탄 감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세심한 고려와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2024년 동향은 에너지 전환의 가능성과 함께, 앞으로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들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더욱 과감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