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 연구진은 미국 국립 재생에너지 연구소(NREL)의 LCOE 방법론을 기반으로 한국 실정에 맞는 데이터와 가정을 적용하여 2050년까지의 한국의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LCOE는 에너지경제성 평가 지표다. 보고서는 태양광 발전이 2030년경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플랜1.5의 최창민 정책활동가는 대한민국의 재생에너지, 원자력, 화석연료 등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비용을 비교·평가한 LBNL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입수하여 20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 및 운영 비용 외에 사고 위험, 탄소 배출 등 사회적 비용까지 반영할 경우 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최창민 플랜 1.5의 정책활동가가 제공한 LBNL 연구진의 분석 결과를 정리한 내용이다.
본 연구는 건설비, 운영유지비, 연료비 등 직접적인 발전 비용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의 사고 위험 비용과 석탄·가스 발전의 탄소 배출 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포함하여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역시 과거 보고서에서 사회적 비용 고려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회적 비용 미포함 시, 태양광 2030년 6.8만원/MWh로 최저가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30년까지 대규모 태양광 발전(20MW, 100MW)의 LCOE는 약 47~48달러(약 6만 8000원)/MWh로 낮아져 모든 발전원 중 가장 저렴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로 건설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고정형 해상풍력 발전의 LCOE는 같은 해 약 100달러(약 14만 4000원)/MWh로 줄어들어 석탄 발전과 유사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반면 원자력 발전의 건설비는 매년 소폭 증가하여 2030년에는 50달러(약 7만 2000원)/MWh 수준으로 예상되며, 석탄 발전은 비용 상승 및 하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LCOE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가스 발전은 연료비 안정화로 2030년까지 LCOE가 하락한 후, 건설비 증가와 이용률 감소로 인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적 비용 포함 시, 재생에너지 경쟁력 압도적 우위
사회적 비용을 포함하여 LCOE를 산출했을 때 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원자력 발전은 사고 위험 비용 반영으로 LCOE가 14~20% 증가하여 2030년 약 60달러/MWh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대규모 태양광 발전의 LCOE가 원자력 발전보다 저렴해지는 시점은 2020년대 후반으로 앞당겨지며, 2030년경에는 모든 규모의 태양광 발전이 원자력 발전보다 경제성이 우위에 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발전과 가스 발전은 탄소 배출 비용이 추가되면서 2030년 LCOE가 각각 113%, 41% 급증하여 해상풍력을 포함한 모든 발전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석탄 발전은 2030년 이전에 가장 비싼 발전원이 되며, 2040년에는 해상풍력에 비해 2~3배 비싸질 것으로 예측됐다.
[발전원별 LCOE 비교1 -사회적 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경우]

[발전원별 LCOE 비교2 -사회적 비용을 포함한 경우 ]

미래 유연성 자원 비교 시, 태양광-ESS 시스템의 경제성 우위
미래 전력 계통의 유연성 확보에 중요한 가스·그린수소 혼소 발전과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간의 LCOE 비교에서도 태양광-ESS 시스템이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광 설비와 배터리 가격 하락에 힘입어 태양광-ESS 시스템의 LCOE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그린수소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가스·그린수소 혼소 발전은 기본적인 수소 가격 시나리오에서 2030년부터,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2040년 이후 태양광-ESS 시스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필요
LBNL 연구진의 이번 분석 결과는 태양광 발전이 환경성뿐만 아니라 경제성 측면에서도 원자력을 비롯한 다른 발전원에 대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해상풍력 발전이 화석연료 발전보다 저렴해진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약 10%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2030년 목표치 역시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재생에너지가 단기간 내에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국내 기업들의 RE100 이행 지원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신속하게 늘리는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