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이성중 기자]
‘한국형 기후·에너지 산업정책 방안’을 주제로 한 현장 토론회가 개최됐다. 25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주최로 국내 기후·에너지 산업의 발전 방향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는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각각 ‘한국형 기후·에너지 산업 정책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 토론의 포문을 열었다.
발제자들은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관련 신속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구조의 녹색 전환을 강조했다.
한병화 이사는 ‘신정부 기후 에너지 산업 육성 방안’이라는 발제를 통해 “글로벌 국가들과 재생에너지 비중 차이가 나면 날수록 탄소 장벽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탄소 감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전 세계 전력 설비 순증의 89%가 풍력·태양광 발전에서 나왔음을 언급하며, 반면 한국의 태양광 설치량은 역성장하고 있고 풍력은 미미한 증가에 그치고 있음“을 꼬집었다.
특히, 한 이사는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 경쟁을 고려 신기술 육성 정책의 강화가 필요하며 중국의 국내 산업에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되는 만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전략의 수립도 함께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한국형그린산업정책:RE100산업클러스터’의 제하의 발제를 통해 “한국형 그린산업 정책이 필요한 이유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공급 망에서 RE100압력 증가하고 있으며, 전력 송전망 포화 및 지역별 전력 수급격차가 심화로 인해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량의 저조 및 구체적 공급 계획부재로 인해 한국의 그린산업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수급 계획은 여전히 불확실과 전력 송전망 포화 및 지역별 전력수급격차와 관련 이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소비 산업의 입지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용인 클러스터의 LNG 중심 전력 공급 계획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동남권과 같이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한 지역에 독립 파운드리 클러스터를 설립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 외에도 한국풍력산업협회,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그린빌딩협의회 등 주요 단체들이 참여하여 각 분야의 기후·에너지 산업 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그린빌딩협의회는 제로에너지빌딩 확대를 위한 정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신축 건물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 로드맵 강화, 기존 건물 그린 리모델링 지원 확대, 제로에너지빌딩 관련 기술 개발 및 보급 지원 강조했다.
최준영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어스 기획운영위원장은 “히트펌프가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수단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 히트펌프 보급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탄소중립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히트펌프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의 설명이다.
히트펌프는 저온의 열원으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고온의 열을 생산하는 열 변환 기기로, 적은 에너지로 많은 에너지를 열 형태로 공급하여 에너지 효율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건물 전기화 및 에너지 효율 향상의 핵심 기술로 인식되며,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를 위한 에너지 안보의 핵심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는 가정, 상업, 산업 분야별로 장애물 제거 및 보급 전략 차별화를 통한 정책 제안을 내놓았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해상풍력 발전 확대를 위한 계통 연계 인프라 확충 및 인허가 절차 간소화, 주민 수용성 제고 방안 등을 제안했다. 동 협회는 풍력 산업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축으로, 해상풍력은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며 고용 창출 효과가 커 미래 에너지 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 내 놓았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를 위한 배터리 산업 지원 방안을 제시했으며 특히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투자, 국내 생산 시설 확충을 위한 세제 혜택 및 금융 지원,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전환 가속화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ESS 수요 증가로 인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및 기술 선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전동화 전환 가속화를 위한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및 충전 인프라 확충 방안을 제안했으며,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유지 및 확대, 충전기 설치 의무화 및 관련 규제 완화, 전기차 관련 연구개발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국내 기후·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각 산업 분야별 특성과 발전 가능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지원의 필요성이 강조되었으며,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의 중요성도 역설됐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형 기후·에너지 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