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영국 정부가 모로코 사하라 지역의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를 활용한 대규모 해저 전력 프로젝트를 공식 거부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에 거부된 프로젝트는 총 250억 파운드(약 343억 9천만 달러) 규모로, 완공 시 최대 7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이었다.
경제성과 국산화 목표 우선 고려
마이클 섐크스 에너지부 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면 성명을 통해 "정부는 현재로선 모로코-영국 전력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추가로 검토하는 것이 영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전력 부문 완전 탈탄소화를 목표로 하는 영국 정부는 국내 프로젝트가 더 나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프로젝트가 영국 정부의 국산화 목표 및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부 사유로 제시했다.
세계 최장 해저 케이블 계획 무산
Xlinks가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 전력 케이블을 통해 모로코의 재생에너지를 영국으로 전송하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모로코에서 영국 남서부까지 총 3,800km(2,361마일)에 달하는 고전압 직류 해저 케이블 건설이 핵심 내용이었다.
회사 측은 영국 정부로부터 차액계약(CfD)이라 불리는 공급 전력에 대한 최저 가격 보장을 요구해왔으나, 이번 거부 결정으로 프로젝트 추진이 사실상 중단됐다.
투자자들 실망감 표명
데이브 루이스 Xlinks 회장(전 테스코 CEO)은 "회사가 이 결정에 몹시 실망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메일 성명에서 "주요 에너지 부문 참여자들로부터 1억 파운드(약 1억 3,738만 달러) 이상이 이미 프로젝트 개발에 투자됐으며, 건설 단계 참여를 원하는 대출 기관들의 수요가 필요량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회장은 "우리는 이제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모든 당사자에게 다른 방식으로 그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안 모색 의지를 밝혔다.
정치적 변화가 프로젝트 운명 좌우
이 프로젝트는 원래 이전 보수당 정부에 의해 '국가적 중요성'을 지닌 사업으로 지정됐지만, 자금 조달 및 규제 장벽에 지속적으로 부딪혀왔다.
프로젝트 초기 투자자로는 아부다비 에너지 회사 TAQA, 토탈 에너지, 옥토퍼스 에너지 등이 참여했으나, 각 회사의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영국의 이번 결정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정책 전환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