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영훈 기자] 입추가 지나니 이젠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어느덧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기록적인 폭염과 계속된 호우피해 소식으로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이미 낯선 계절을 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기후위기’라는 단어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이제는 일상을 위협하는 아주 현실적인 상황이 됐다. 기록적인 폭염이 그 증거다.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힘든 밤들이 이어졌고, 온열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었다.
이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생존의 문제다. 폭염은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 제대로 된 냉방시설이 없는 저소득층과 홀로 사는 노인들은 폭염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기후위기’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기후는 이제 재난의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상상을 초월하는 ‘극한 호우’는 반드시 피해를 낳고, 이재민을 만든다.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의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에 있다.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이 지구의 온도를 높였고, 그 결과가 지금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위기 앞에서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정책 수립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기업 역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 기술에 투자하고, 생산과정에도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정책과 기술에만 달려 있지 않다. 일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전기를 아끼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기후위기’라는 숙제. 더 이상 미룰 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더욱 가혹한 환경에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