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총사업비 2.8조원 규모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개선 사업 착공식을 최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했다.
국내 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운영 경험이 집약된 이번 프로젝트는 루마니아의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국제 원전 협력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계속운전을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
한수원에 따르면 이번 설비개선 사업은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가 발주한 프로젝트로,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의 30년 계속운전을 위해 추진된다. 특히 체르나보다 원전은 국내 월성 원전과 동일한 캔두(CANDU)형 중수로라는 점에서 한수원의 참여는 더욱 의미가 깊다. 월성 원전 운영을 통해 축적된 한수원의 독보적인 경험과 기술력이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사업비 2.8조 , 약 65개월의 사업 기간을 거쳐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루마니아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 확보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원전의 안정적인 장기 운영은 국가 기간 산업의 안정화와 직결되며, 이는 루마니아 경제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의 역량 집결, 국제 협력의 새로운 지평
이번 사업은 한수원이 캐나다 캔두에너지, 이탈리아 안살도 뉴클리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한수원은 약 1.2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주기기 교체 등 시공 총괄 역무와 방폐물 저장시설 등 주요 인프라 건설을 책임지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건설 및 시공에 참여하며 한국 원전 산업의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해외 사업 수주를 넘어,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국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수의 국내 기업이 함께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창출하고, 미래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본다.
성공적인 사업 완수 통한 글로벌 리더십 확보 기대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발주사와 계약을 체결한 후 올해 2월 현지에 '체르나보다 설비개선건설소'를 발족하고, 이달 초(또는 지난 8월) 루마니아 규제기관으로부터 건설 허가를 취득하는 등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신속하고 체계적인 사업 준비는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 사업은 참여국 간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각 기업의 강점을 모아 협력하는 국제적인 모범사례”라며, “한수원의 수많은 원전 건설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정해진 예산과 일정 내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각국 기업들의 강점을 융합하는 국제 협력 모델은 미래 원전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개선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는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원전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 SMR(소형모듈원전) 등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 기술과 국제 협력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한국 원전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