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인하대학교 연구팀이 전기자동차 충전 시간을 10분대로 단축하면서도 폭발 위험을 크게 낮춘 혁신적인 급속 충전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김홍근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글로벌 과학 출판사 엘스비어의 학술지 '이트랜스포테이션(eTransportation)'에 게재한 최신 논문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리튬 석출'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충전 방식을 제시했다.
리튬 석출은 급속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달라붙는 현상으로, 과도하게 발생할 경우 배터리 화재나 폭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이는 전기차 급속 충전 기술 발전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연구팀은 배터리 전극과 전해질의 내부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전기화학-열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압과 온도 상한선, 리튬 석출 전위 한계 등 핵심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안정적인 급속 충전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배터리 저항 특성에 따라 충전 구간을 0∼40%와 40∼80%로 구분해 각각 최적화하는 '바이섹션 전략'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0∼80% 단일 구간 충전 방식 대비 충전 시간을 최대 11%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성능 평가에서는 배터리 충전 상태가 0%에서 80%에 도달하는 데 단 10분 29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미국 자동차 배터리 컨소시엄(USABC)이 제시한 '15분 이내 80% 충전'이라는 극한 급속 충전 목표를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김홍근 교수는 "복잡한 신소재 개발 없이도 기존 배터리 시스템에서 급속 충전의 속도와 수명,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식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실시간 배터리 상태 진단과 적응형 제어 기술로 연구 범위를 확대해 실제 전기차 현장 적용을 앞당기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차 보급 확산의 핵심 과제인 충전 인프라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