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헌 교수
김성헌 교수

[투데이에너지] 

현대 사회에서 인류 문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서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과 기후변화의 진행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 둘은몇 가지 측면에서 무척이나 서로 닮은 꼴이다.

첫째, 둘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전 지구적 파급력을 가지고 있으며 대응과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이미 정부 간 협력체제, IPCC(Intergovonment Panel for Climate Change)가 가동되고 있으며 6차례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AI 분야 역시 스스로 자율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일반지능,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개별 AI가 서로 연결되고 확장되도록 표준· 상호인증·데이터이동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과 거버넌스가 요구된다.

둘째, 기후변화에 항상 ‘급격한’이라는 형용사가 붙는 그것만큼이나 최근 수년간 AI의 발전은 개발자들도 미처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의 최악 시나리오가 인류 생존에 영향을 끼친다면 AI 산업 발전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는 마치 식민지 시대에 서처럼 국가적 손실이 누적되고 단기간에 되돌 리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한 가지 더 꼽으라면 ‘에너지’라는 공통된 키워드가 등장할 수 있겠다.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농도 증가이고, AI의 대규모 운영은 엄청난 전력 에너지가 필요하다. 공통 키워드를 넘어 에너지의 질과 양에 따라 둘은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다.

AI 운영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1000 TWh까지 전력 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에 기후변화 목표 달성에 부담을 주지만 역설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AI의 발전은 전력공급과 수요를 실시간 으로 최적화시켜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을 효율적으로 예측하는 등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5-10%까지 감축하리라는 미래 시나리오가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새로 출범하는 기후에너지부는 기후 위기 대처와 에너지 전환을 통합적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정부 중앙부처이다.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 다. 실효성 있게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 서는 정부가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자체와 산업계 입장에서는 공정한 보상과 수익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기후정책은 일관성을 가지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데이터센터·AI 인프라를 둘러싼 신산업 측면에서의 균형 있는 보상 메커 니즘이 발동되어야 한다.

이래저래 기후변화와 AI 산업은 서로 에너지 라는 끈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모두 비가역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앞으로의 모습은 인간의 노력으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며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과 질이 중요하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되어야 하고, AI 탄소 회계는 의무화되어야 하며, 데이터센터 재배치 기준이 확립되어야 한다. 아울러 기획 단계에 여러 계층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정부의 정책 수행을 감시하며 피드백을 제공하는 역할 또한 중요하다. 이런 시각에서 27년 동안 꾸준히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다루어 왔던 투데이에너지 신문의 선구자적 자세에 갈채를 보내며 지속 해서 깨어있는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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