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출처 한화솔루션
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출처 한화솔루션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수년 전부터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지역 국가들까지 가세헤 석유화학산업을 확장 중이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재 국면에서 국내 NCC 공장 또한 포화상태라 각 업체별로 설비 통합를 추진하고 정유-NCC-석화 등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의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이에 대한 해법을 마련해 제시했다. 정부가 제시한 해법이 무엇이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를 타개할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 여수산단, 영업이익 · 근로자 수 등 전반적 하향세

국내 석유화학산업 중심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여수공동발전협의회 발표와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체 매출 111조 5094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여천NCC는 연간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해 임직원 평균 연봉이 9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여수산단 전체 매출은 2022년 대비 약 13.67% 감소한 87조 8000억원을 나타냈다. 또한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여수산단 근로자 수는 올해 2분기 1만6779명으로 전년 동기 2만1856명 대비 5077명 줄었다. 불과 1년 만에 전체 근로자가 23.2%나 감소했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2021년 약 76조9800억원에서 지난해 약 67조7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2021년 석유화학 업계 영업이익률은 13.4%이었으나 2023년에는 0.6%로 급감했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로 최근 여천NCC는 부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여천NCC 제1사업장 에틸렌1공장/출처 여천NCC
여천NCC 제1사업장 에틸렌1공장/출처 여천NCC

■ 여천NCC, 3년 연속 적자 · 누적 손실액 7758억여원

여천NCC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손실액은 7758억 6662만원에 달한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식 자료를 통한 집계이나 일각에서는 약 8200억원을 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1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심각한 재무 구조 악화로 자금난에 시달렸다.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등 두 대주주는 올해 3월 유상증자 방식으로 각각 1000억원씩 지원한 바 있으나 급격한 영업 부진과 고부채로 인해 추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로 인해 한화솔루션은 7월에 이어 8월 이사회 단독 결의로 1500억원 추가 지원을 결정했으며 DL케미칼도 이사회 끝에 1500억원에 대한 추가 증자·대여를 진행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8개월 사이 자금 투입 규모는 최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과 문제에 대해 양측은 책임 공방 등 갈등이 격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각각 1500억원씩 대여를 결정해 여천NCC는 부도 위기를 모면했다. 다만 중국발 공급 과잉, 업황 침체를 비롯해 원료 가격과 지원 방식 등에 따른 대주주 간 갈등과 같은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어 TFT의 실질적 대안 도출과 실행력에 에너지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정부 지원 3대 원칙’ 확정

여천NCC 부도 위기 사태가 기폭제로 작용해 지난 8월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에서 석유화학기업들은 NCC 270~370만톤 규모를 감축하겠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 재편 계획'을 설정했다. 정부도 석유화학 업계에 대한 ‘구조 개편 3대 방향’을 발표했다. 특히 '先 자구노력-後 정부지원'을 강조하며 무임승차 기업은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이 진행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이 진행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의 사업재편 의지를 확인하고 정부의 산업 구조개편 방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과잉 설비 감축 및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 등 ‘구조개편 3대 방향’을 밝히고 3개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구조개편 동시 추진, 충분한 자구 노력 및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 계획 마련, 정부의 종합지원 패키지 마련 등 ‘정부지원 3대 원칙’을 확정했다.

 

석화업계, NCC 감축 등 '사업 재편 계획' 설정

설비 통합 · 정유-NCC-석화 등 수직 계열화가 해법

 

이날 협약식은 정부의 이러한 입장에 맞춰 석유화학 업계 스스로 구조적 불황을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식에서 석유화학 업계는 산업계 자율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270~370만톤 규모의 NCC 감축, 고부가·친환경 제품 전환, 지역경제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사업 구조 재편계획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부는 이번 협약이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전환기에 업계가 자율적으로 선제적인 사업재편 의지를 밝힌 것이며 그간의 버티기 전략에서 벗어나 구조개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정부, 정책금융 · 규제 완화 등 지원 패키지 마련

정부는 향후 석유화학 업계에서 제출하는 사업 구조 재편계획에 대한 타당성 및 기업들의 자구 노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이에 필요한 금융, 세제, R&D, 규제 완화 등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재편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날 산업부는 지역경제 및 고용 충격 완화를 위해 지난 5월 여수시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데 이어 서산시도 추가 지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용부는 최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제도를 신설해 여수시를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여수시는 고용유지 지원금, 생활 안정자금 융자 등에 대한 요건 및 수준을 달리해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先 자구노력 - 後 정부지원' 원칙을 강조하며 석유화학 기업들의 책임있는 자구 노력 없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려 한다거나 다른 기업들 설비 감축의 혜택만을 누리려는 무임승차 기업에게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중국, 최대 규모 ‘석화 산업기지’ 완공

최근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은 저장성 닝보 다셰 섬에서 '석유화학·정유 일체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가동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최대 규모의 세계적 석유화학 산업기지 건설이 완성된 의미'라는 것이 중국해양석유그룹 산하 중하이정유 측 설명이다. 이번 사업에 투자된 자금은 총 210억 위안, 한화로 약 4조 2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자체 기술로 중질유를 직접 분해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하이정유 측은 "연간 약 120만톤의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는 현재 한국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인 악 1290만톤의 10%에 가까운 규모다. 중국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에틸렌 생산량을 4000만톤 정도 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중국은 연간 에틸렌 총생산량이 1억톤에 달하게 된다. 

 

중국 북동부 지린의 정유시설/출처 VOA
중국 북동부 지린의 정유시설/출처 VOA

중국의 전체 에틸렌 생산 능력은 2020년 3227만 톤에서 2024년 5440만 톤으로 증가했으며 이 기간 증설 물량은 전 세계 증가분의 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중국 국영 시노펙이 2025~2028년간 4000만 톤을 증설해 총 1억 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 중동 지역, 석유화학 산업 확장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도 석유화학 산업을 확장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석유화학 기업 아람코는 2026년 이후 주베일 등 초대형 산업단지에서 대규모 신규 석유화학 설비를 준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아람코가 투자한 한국 기업 S-OIL의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며 연간 320만 톤의 석유화학 제품과 180만 톤의 에틸렌 신규 공급이 전망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지역에서 2024~2030년간 NGL(천연가스 액체)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IEA는 "사우디와 카타르 중심의 가스·석유 원료 증설은 대형 석유화학 증설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IEA 등이 집계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의 석유화학 원료용 NGL 공급은 2024~203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며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는 추가 증설과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긴급경영 안정자금 · 지방투자 촉진보조금 등 정책지원

지난 8월 정부는 전남 여수에 이어 충남 서산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위기대응 심의위원회'를 통해 서산시와 포항시를 ’2025년 8월 28일부터 2027년 8월 27일까지 2년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18일 충청남도가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어려움으로 서산시 석유화학 산업이 악화 우려가 있다"고 밝힌데 따른 조치다.

 

충남 서산시 대산 석유화학단지/출처 한화토탈에너지스
충남 서산시 대산 석유화학단지/출처 한화토탈에너지스

서산시와 포항시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정부는 우선 '긴급경영 안정자금', '지방투자 촉진보조금' 등 우대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3년 후 연간 에틸렌 총 생산량 1억톤 전망

정부, 서산 · 포항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정책금융기관에서는 중소기업에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는 협력업체·소상공인에 '우대보증 지원 프로그램'을 출시한다. 또한 정책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담당자를 면책할 예정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기업당 최대 10억원까지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거치 기간 2년, 상환 기간이 최대 5년이며 적용 금리는 연 3.71%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기업당 연 2.68% 금리로 최대 7000만원까지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거치 기간 2년, 상환 기간은 5년이다.

또한 대기업이 공장 설비에 투자할 경우 기존 투자 금액의 4~9%를 보조금으로 받았으나 이번 조치로 12%까지 '지방투자 촉진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중견기업은 공장 부지 투자 시 기존 5~25%에서 30%로 증액되고 설비 투자에는 기존 6~12%에서 20%까지 보조금 지원이 확대된다. 중소기업이 공장 부지를 매입할 때는 기존 9~40%에서 50%, 설비 투자 시는 8~15%에서 25%까지 증액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 여수시 ‘지역산업 위기 대응 이차보전 지원사업’ 본격 추진

이번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에 따라 대기업과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은 부지를 비롯한 설비 투자 시 대폭 늘어난 비율로 '지방투자 촉진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신규 투자와 시설 투자를 더욱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2차 추경으로 신설된 '지역산업 위기대응 사업'을 통해 산업 위기지역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이차보전,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추가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차보전 지원 대상은 '산업 위기지역'에서 연관 산업 및 이와 밀접한 전·후방 산업을 운영 중인 중소·중견기업이며 이들은 공식 사업 공고일 이후 추가 대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업당 대출 한도는 운영 자금 기준 최대 5억원이며 이중 이차보전율 3.0% 혜택을 받게 된다.

이차보전 지원 기간은 사업 공고일 이후 신규 대출 계약일 기준으로 위기지역 지정 기간이 포함된 해당 연도의 12월 31일까지다. 이외에도 정부는 연구개발, 경영자문, 고용안정 등 산업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각종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2026년 이후 예산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수시는 지난 5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8월말부터 '지역산업위기 대응 이차보전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이번 사업은 그동안 지역 기업들이 꾸준히 요청해 온 경영안정자금 대출이자 보전 건의를 수렴해 마련한 지원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편 울산은 이번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에서 제외됐다. 울산시는 "전담 협의체를 꾸려 연내 다시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해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 정계, 석화업계 지원 촉구 · 특별법안 등 발의 

정계에서도 석유화학업계를 지원하고 나섰다. 전남 여수가 지역구인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은 4762억원으로 지난해 700억원 대비 7배 가량 급증했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정부를 향해  "산업 위기 선제 대응지역 기업에 한시적이나마 전기요금를 인하해달라"고 요청했다.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 산업 재편 방안에 구조조정 세부 방향을 비롯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빠져있다며 이번에 발의한 특별법안에 연구개발·설비투자 보조금 지원, 전기요금 감면 및 보조, 환경규제 및 회계기준 특례,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및 기업결합 규제 특례, 전문인력 양성 정책 수립, 사업재편 등으로 인한 근로자 보호, 지역경제 충격 최소화 대책, 사업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기 유동성 부족 해소 등에 관한 사항을 담았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설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설비/롯데케미칼 제공

또한 세법 개정안은 석유화학산업 재편시설 투자시 최대 30% 세액공제,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중복 자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특례, 노후·과잉·비효율 자산 매각시 양도차익 과세특례 등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박 의원은 "석유화학 업계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 사업 구조조정, 인적 구조조정 연동 불가피 

앞서 언급했듯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각 업체별 설비 통합을 추진하고 정유-NCC-석화 등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의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실제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인력 감축에 따른 고용불안, 지역경제 침체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용안정, 지역 상생 대책도 함께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후 LG화학 등은 석유화학 부문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다. LG화학은 대산공장과 여수공장에서 근무하는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으며 58세 이상 사무직·생산직 직원 모두가 대상이다.

정부는 고용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석유화학업계는 사업 구조조정이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위기에서 탈피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성장통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석유화학업계를 향해 신속한 '사업 재편'을 촉구하며 '산업 구조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19일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에서 열린 '울산 석유화학기업 사업재편 간담회'에서 NCC를 보유한 울산지역 석유화학기업을 상대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울산지역 석유화학 기업들의 속도감 있는 사업재편 협의를 촉구하고 이와 관련한 애로사항과 정부 지원사항을 청취하고자 마련한 자리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기업 간 진행 중인 협의에 속도를 내 사업재편 계획을 빠르게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도 맞춤형 패키지 지원방안을 마련해 기업의 사업재편 계획 이행을 위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 용어 설명 

NCC(Naphtha Cracking Center) = 나프타 분해 설비.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해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등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를 만드는 설비나 공정

에틸렌(ethylene) = 석유와 천연가스 분해작업인 크래킹 공정을 통해 대량 생산되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다. 일회용 비닐봉지, 랩, 포장재, 음료수 병, 플라스틱 용기를 생산하는 폴리에틸렌(PE) 등 원료로 사용된다. 

프로필렌(propylene) = 석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거나 에틸렌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 주로 밀폐용기, 식품 포장재, 빨대, 자동차 범퍼, 전자기기 부품, 재사용 쇼핑백을 생산하는 폴리프로필렌(PP) 원료로 사용된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 지역의 주된 산업의 현저한 악화가 예상되는 지역(여수시 5월 1일 지정)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 지역의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지역(7월 31일 제도 신설)

NGL(Natural Gas Liquids) = 천연가스 액체. 천연가스와 원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함께 나오는 탄화수소류 액체

이차보전율 = 정부나 지자체가 기업 또는 개인 대출 이자 중 일부를 대신 부담해주는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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