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진우 기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오영국)이 '플라즈마 실험'에 본격 착수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하 핵융합연)은 미래 핵융합로 운전에 필요한 플라즈마 운전 기술 확보를 목표로 2025년도 KSTAR 플라즈마 실험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실험은 12월까지 진행되며, 약 한 달간의 장치 정비 기간을 거친 뒤 2026년 2월부터 '2026년도 플라즈마 실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핵융합연은 장치 운영을 중단하지 않고 두 해의 실험을 연속 수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며 2023년 텅스텐 디버터 설치에 이어 KSTAR의 내벽 전면을 텅스텐 타일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KSTAR는 미래 핵융합로 운전 환경에 더욱 가까운 조건에서 실험을 수행할 수 있게 돼 향후 연구의 정밀성과 실효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핵융합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운전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KSTAR는 고성능 플라즈마 장시간 운전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거둬 왔다. 최근에는 미래 핵융합로 운전을 대비한 실험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23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미래 핵융합로의 내벽 재료로 사용될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로 교체한 뒤 텅스텐 환경에서 플라즈마 운전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실험에서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고 기존의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성과를 재현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금년 실험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텅스텐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플라즈마를 운전할 수 있는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텅스텐은 고온에 매우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발생한 불순물이 플라즈마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단점도 있다. 이 때문에 텅스텐 불순물 제어는 국제 핵융합 연구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STAR는 가열과 연료 주입 등 다양한 제어 방식을 여러 운전 조건에서 적용해, 불순물 거동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효과적인 억제 방안을 심도 있게 연구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 핵융합로 운전에 요구되는 높은 압력과 지속적인 전류, 안정성을 모두 갖춘 플라즈마를 구현하기 위해 가열, 전류구동, 자기장 제어 등 주요 운전 요소 간의 상호 작용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실시간 제어 기술을 적용해 플라즈마의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검증하며, 향후 핵융합로 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속이온 등 물리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된다.
오영국 원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기려는 노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KSTAR도 미래 핵융합로 운전에 직접 활용될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번 실험에서도 국제 공동연구와 AI 등 최신 기술의 적용을 통해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 핵융합에너지 :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만들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
■ 플라즈마 : 원자핵과 전자가 떨어져 자유롭게 움직이는 물질의 4번째 상태로 우주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원자핵이 반발력을 이기고 융합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핵융합 장치 내에서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연속적으로 운전하는 것은 핵융합 기술 개발의 핵심 과제임
■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에 걸쳐 국내 기술로 개발된 우리나라의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로 2008년 최초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했음. 주요 선진국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로 제작된 세계 최초의 장치로 국제 핵융합 공동 연구장치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매년 핵융합 기술 개발을 위한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고 있음
■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 핵융합 선진 7개국(한국, 미국, EU, 러시아, 인도, 중국, 일본)이 초대형 국제협력 R&D 프로젝트를 통하여 공동으로 개발·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 대용량 핵융합에너지 생산의 가능성을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함
■ 디버터(Divertor) : 핵융합로에서 초고온 플라즈마를 운전할 시에 발생하는 강한 열속으로부터 진공용기를 보호하기 위해 장치 하단부에 설치된 핵심 장치. 핵융합로 내부에서 플라즈마와 유일하게 맞닿는 장치로 플라즈마의 형상 조절 및 플라즈마 연소로 발생한 내부 불순물을 외부로 배출시키는 통로 역할도 담당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