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미국 아이오와주의 폐쇄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미국 전력회사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2029년부터 아이오와주 원전에서 전력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며, 구글은 향후 25년간 장기 계약으로 이곳에서 전력을 구매한다.
재가동을 위한 정비와 복원 작업에는 약 16억 달러(약 2조2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챗지피티(ChatGPT) 같은 대형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때 침체기를 맞았던 원자력 발전이 미국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운영이 중지됐던 원전이 재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재가동 계약을 체결해 2028년부터 20년간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시간주 펠리세이즈 원전도 내년 초 재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보다 노후 원전 재가동이 경제적이라는 분석이다. 신규 원전 건설에는 10~15년이 소요되는 반면, 노후 원전 재가동은 2~5년이면 충분하다. 투자 비용도 신규 건설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안전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참여 과학자 모임(UCS)의 에드윈 라이먼 물리학자는 "구글이 재가동하려는 원전은 2020년 8월 폭풍으로 냉각탑이 파괴돼 폐쇄됐다"며 "후쿠시마 원전과 동일한 설계의 노후 원자로이기 때문에 재가동은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자력 발전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노후 시설의 안전성과 경제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