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수입 인프라와 별개로, 모로코는 자국 최초의 LNG 생산국 진입을 위한 시동도 걸고 있다. /이미지 편집
LNG 수입 인프라와 별개로, 모로코는 자국 최초의 LNG 생산국 진입을 위한 시동도 걸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모로코 정부가 2030년까지 천연가스의 국가 에너지믹스 내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국가 최초의 LNG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자국 전력의 약 70%를 차지하는 석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중간 이행 전략(fuel transition strategy)의 일환이다.

모로코 정부는 지난 4월23일 우아르자자트(Ouarzazate)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민간 파트너를 모집하기 위한 국가 가스 인프라 구축 사업 참여의향서(EOI) 접수 공고를 발표했다. 핵심은 지중해 연안 나도르 웨스트 메드(Nador West Med)에 건설될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기반 LNG 수입 터미널로, 이는 모로코 최초의 LNG 전용 터미널이 된다.

여기에 더해 대서양 연안의 모하메디아(Mohammedia) 또는 조르프 라스파르(Jorf Lasfar), 그리고 다크라(Dakhla)에도 추가 FSRU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들 3개 터미널은 수입 LNG의 주요 관문이자, 향후 아프리카 대륙 천연가스 네트워크의 관제지점이 될 전망이다.

이를 연결하기 위해 모로코 정부는 국가 가스 배관망(National Gas Grid)을 새롭게 구축할 방침이며, 이는 △탄드라라(Tendrara) △안초이스(Anchois) 가스전 △마그레브-유럽 가스 파이프라인(MEGP) △ 나아가서는 나이지리아-모로코-유럽을 잇는 아프리카 대서양 가스 파이프라인(AAWP)까지 확장된다.

실제 모로코의 천연가스 수입은 2023년 8억6100만㎥에서 2024년 8억8600만㎥로 꾸준히 증가 중이며, 스페인 최대 가스 고객국으로 부상했다. 산업용 수요와 전력망 현대화, 석탄화력 온실가스 감축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석탄화력 중심의 전력 구조와 일부 발전소 PPA(전력구매계약)가 2040년 이후까지 유효하다는 점에서 탈탄소화 전환에는 제약도 존재한다. 모로코는 파워링 패스트 콜 얼라이언스(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해 석탄 퇴출을 공식 선언한 상태지만, 당장의 전환연료로는 천연가스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로코 정부는 향후 천연가스를 ‘그린수소 시대를 위한 징검다리 연료’로 보고 있으며, 이번 FSRU 기반 인프라 구축이 국가 에너지주권 확보와 탄소중립 이행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용어 설명 : 

· 파워링 패스트 콜 얼라이언스(Powering Past Coal Alliance) = 석탄발전 퇴출을 목표로 하는 국제 연합체로, 2017년 캐나다와 영국 주도로 출범. 회원국과 지자체, 기업, 금융기관 등이 참여해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기존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는 공동 선언에 기반해 활동하며, 기후위기 대응과 탈탄소 전환 촉진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 FSRU(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 = 액화천연가스(LNG)를 저장하고 이를 기화시켜 육상으로 공급하는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LNG 수입국이 정식 육상 터미널을 갖추지 않고도 빠르게 천연가스를 도입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설치 비용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엑셀시어(Excelsior); 출처: 독일 에너지 터미널 (DET)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엑셀시어(Excelsior); 출처: 독일 에너지 터미널 (DET)
고정된 육지가 아닌, ‘부유하는 관문’이 에너지 흐름의 주역이 되는 시대. FSRU는 그 상징이 되고 있다. FSRU 선박 단면 구조도
고정된 육지가 아닌, ‘부유하는 관문’이 에너지 흐름의 주역이 되는 시대. FSRU는 그 상징이 되고 있다. FSRU 선박 단면 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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