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한국환경공단(공단)이 보조금 부정수급과 공정성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전례 없는 이중 내부혁신체계를 가동했다. ‘레드팀’과 ‘블루팀’ 등의 특화조직을 동시에 운영하며, 부패 리스크 차단과 조직문화 체질 개선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공단은 22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 DMC타워에서 ‘레드팀 착수보고회’를 개최, 54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국고보조금 사업 전반을 상시 점검하는 레드팀과 미래세대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재구성하는 블루팀 활동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출범한 공단 청렴·내부통제위원회에서 의결된 ‘청렴·윤리 2.0 종합계획’의 핵심 전략으로, “공공기관 윤리경영의 패러다임을 내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겼다.
제도적 허점 선제 점검...상향식 조직 변화 추구
공단에 따르면, 레드팀은 각 사업별로 부패 리스크를 ‘공격자 시각’에서 역으로 진단하는 내부 독립조직이다. 전기차 충전기, 탄소중립설비 구축 등 과거 부정수급 의혹이 불거진 영역에 대해 제도적 허점을 선제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올해는 △위험 진단(6월) △제도개선(9월) △성과 환류(10월) 순으로 운영하며 윤리경영실과 감사실, 사업부서가 공동으로 참여해 ‘RED Target’ 설정→제도개선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

조직문화 개선은 블루팀이 맡는다. 공단은 2016~2022년 입사한 5급 이하 직원 120명(MZ세대 중심)을 선발, 자율적 참여 기반의 변화 시도를 본격화했다.
블루팀은 내부 인트라넷 전용 플랫폼 ‘BLUE로그’를 통해 제안을 익명으로 등록하고, 다수 공감을 얻은 의견을 ‘2025년 BLUE Target 과제’로 선정해 실현한다. 하향식(top-down)이 아닌 상향식(bottom-up) 변화 추진이 핵심이다.
공단 측은 “블루팀은 단순한 직원 의견수렴을 넘어, 구성원 스스로 조직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내부 시민참여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렴과 신뢰’, 조직의 두 축으로
임상준 이사장은 “레드팀과 블루팀은 공단의 제도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을 이끌 새로운 동력”이라며 “청렴과 공정이라는 두 축 위에서 국민이 신뢰하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공단은 이번 이중조직 혁신체계를 정례화해 향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뿐만 아니라 실질적 청렴문화 정착의 모범 사례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공단의 이번 조치가 ‘사후감사’에 머물던 기존 틀을 깨고 ‘사전예방’ 중심 윤리경영 체계로의 구조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내부통제의 새로운 실험이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