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이너 운반선. /사진 제공 침버스코 팬 네이션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국이 2만㎥급 LNG 벙커링 선박을 독자 개발하며 글로벌 연료공급 인프라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DSCO와 중넨 연료분사 테크놀로지(Zhongnen Fuel Injection Technology)는 최근 중국 최초로 자체 설계한 대형 벙커링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첨단 멤브레인형 화물창 시스템을 적용하고,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메탄 슬립(methane slip) 저감 장치와 온보드 탄소포집(CCS) 설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LNG뿐 아니라 향후 암모니아(ammonia) 연료 벙커링 작업에도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장기적인 연료 다변화 전략을 뒷받침한다.

■ 첨단 기술 패키지로 규제·시장 동시 대응

멤브레인형 화물창은 공간 효율성과 단열 성능, 슬로싱(sloshing) 대응에서 강점을 지닌다. 메탄 슬립 저감을 위해 가스 연소유닛(GCU)·재액화 시스템 최적화, 배기가스 재순환(EGR)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며, 이는 탄소집약도지표(CII, Carbon Intensity Indicator) 개선에 직접 기여한다. 온보드 CCS는 연소 배가스를 흡수해 액상 형태로 저장·하역하는 방식으로, EU 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 Trading System) 연료 탄소강도 규제(FuelEU Maritime) 환경에서 운항 경제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 대응 설계에는 독성·부식성에 대비한 이중벽 배관, 누출 감지·환기 시스템, 안전구역 설정 등 최신 IGF 코드(IGF Code) 기준이 반영됐다. 이를 통해 IMO의 장기 감축 로드맵(2050년 해운부문 넷제로)과 EU의 연료 전환 압박에 동시에 부합하는 플랫폼 선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 EU·IMO 규제 변화가 만든 ‘LNG+차세대 연료’ 수요

EU는 2024년부터 해운을 ETS에 편입해 유럽 항로 운항 선박의 탄소배출 비용 부담을 높였으며, 2025년 시행되는 FuelEU Maritime 규정을 통해 연료 탄소강도를 2050년까지 80% 감축할 것을 의무화했다. IMO도 2023년부터 CII 규제를 시행해 저효율 선박에 시정계획 제출 및 운항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LNG는 황산화물·미세먼지·NOx 감축과 CO₂ 절감에서 장점이 있으나, GWP(Global Warming Potential) 값이 높은 메탄 슬립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슬립 저감·CCS 패키지를 탑재한 벙커링선은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여전히 수요가 늘고 있는 LNG 추진선 시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 중국의 전략: 내수 자급 + 국제 확장

중국은 “LNG 벙커링 분야 세계 주도국”을 목표로, 연안·내륙·국제항로에 걸친 벙커링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있다. LNG 서비스 항만은 2023년 185개에서 현재 201개로 늘었으며, 곧 57개 항만이 추가될 예정이다. 대형 벙커링선 투입으로 정기항로와 스폿 수요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으며,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 연계 항만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수출형 벙커링 모델로 전환하는 구상이다.

또한 중국은 멤브레인 화물창과 가스 계통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여 가격 경쟁력과 유지보수 효율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는 한국·유럽 조선소 중심의 고부가가치 벙커링선 시장에 대한 도전이자, 국제 입찰 경쟁에서의 무기다.

■ 시장 전망: ‘브리지 연료’에서 ‘멀티-연료 허브’로

전 세계 LNG 추진선 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LNG 서비스 항만 확충과 대형 벙커링선 투입이 맞물리면, LNG는 단기적으로 규제 대응의 현실적 해법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암모니아·메탄올 같은 무탄소 연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 이번 중국의 2만㎥급 벙커링선은 차세대 연료 시장에서도 ‘허브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IMO 규제 환경 속에서 LNG는 여전히 중요한 브리지 연료”라며 “암모니아 전환 가능성을 내장한 벙커링선은 금융·용선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용어 설명 : 

· DSCO(Dalian Shipbuilding Offshore Company) = 중국 조선·해양장비 산업에서 LNG, LPG 등 가스연료 추진선 및 연료공급 인프라 구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조선기술 기업. 특히 대형 벙커링선, 가스연료 저장·운송 시스템 설계, 멤브레인형 화물창 적용 등 고부가가치 선박 프로젝트를 주력으로 수행해 왔다. 회사는 선박 건조뿐 아니라 화물창 시스템 엔지니어링, 연료공급 설비 통합, 규제 대응 기술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며, IMO(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메탄 슬립 저감 장치, 탄소포집(CCS) 패키지, 차세대 연료 전환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LNG뿐 아니라 암모니아, 메탄올 등 무탄소 연료에 대응하는 ‘멀티-연료’ 벙커링 선박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중넨 연료분사 테크놀로지(Zhongnen Fuel Injection Technology) = 선박용 및 산업용 대형 엔진의 연료분사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제조·공급하는 중국 기업. 디젤, LNG, 이중연료(dual-fuel) 엔진에 필요한 고압 분사 장치, 연료 밸브, 제어 모듈 등의 핵심 부품을 독자 기술로 생산하며, 엔진 효율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최근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에 맞춰 LNG·암모니아·메탄올 등 대체연료 분사 시스템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메탄 슬립 저감형 연료분사 기술, 연소 최적화 제어, 배출규제 대응 장비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다. 특히 중국 내 주요 조선소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연료공급·분사 장치 국산화율을 높이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ㆍETS(Emissions Trading System, EU 배출권거래제) =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유럽연합의 시장 기반 규제로, 2024년 1월부터 해운 부문도 이 제도에 포함되어 EU 역내를 운항하는 5,000GT 이상 선박은 배출한 온실가스에 대해 배출권을 구매하고 거래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배출 허용 총량(캡)을 설정하고 이를 배출권으로 분배한 뒤, 배출량이 적은 기업은 남은 배출권을 팔고, 배출이 많은 기업은 추가 구매하도록 해 온실가스 감축을 경제적 인센티브로 유도한다. 특히 2026년부터는 기존의 이산화탄소(CO₂) 규제를 넘어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 배출까지 제도 적용 범위에 포함되어, 해운사는 이들 온실가스에 대해서도 배출권을 확보해야 한다. 초기에는 2024년에 배출량의 40%에 대해 배출권 제출이 의무화되고,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70%, 100%로 단계적으로 엄격해진다.
EU ETS의 적용 대상은 유럽 경제 지역(EEA) 내 항구에 기항하는 선박으로, EU 역내 항해뿐만 아니라 EU 외부 항구를 오가는 항차에도 적용된다. 규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 부과나 항구 입항 금지 등 강력한 제재가 있을 수 있다. 이 제도는 탄소 배출 감축뿐만 아니라 해운업계의 비용 구조와 운영 효율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EU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이같은 강화된 시장 메커니즘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EU 배출권거래제(ETS)는 해운 분야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경제적 부담을 부과해 감축을 촉진하는 시장 메커니즘으로서, 2024년부터 해운에 본격 적용되며 2026년부터는 CO₂뿐 아니라 메탄과 아산화질소 배출까지 포함하는 엄격한 규제로 진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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