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한국산업기술시험원수석연구위원/공학박사
최준영 한국산업기술시험원수석연구위원/공학박사

[투데이에너지 이성중 기자] 2021년 5월에 발표된 IEA의 2050년 탄소 Net Zero 로드맵에서 히트펌프는 산업과 건물에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핵심기술로 지정하여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기후 목표 달성에 있어 핵심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높은 에너지 효율성, CO2 배출 감소 가능성, 그리고 재생에 너지 시스템과의 통합 능력은 지속 가능한 난방 솔루션으로의 전환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IEA는 저배출 전기로 구동되는 히트펌프가 이 러한 전환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하며, 트펌프가 천연가스 보일러보다 3~5배 더 높은 에너지 효율 을 보여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 일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2021년 기준으로 히트펌프는 전 세계 난방 수요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판매량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해 설치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현재 우리의 주택은 급탕과 난방은 가스보일러, 냉방은 전기냉방기(이하 에어컨)를 사용하고 있 다. 이렇게 두 가지 설비를 사용하면 공간적 비효율성과 에너지 효율성도 많이 떨어진다. 이에 건물의 탄소중립을 위해 히트펌프는 현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솔루션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지되고 있다.

 

■IEA의 히트펌프 확대 방안

IEA에서는 2022년 전 세계 히트펌프 확대를 위 해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있다. 히트펌프의 도입을 가속화하려면 여러가지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난방 옵션에 비해 장치를 구입하고 설치하는 데 드는 초기 비용이 더 높다는 것이다. 소비자 선택을 방해하는 기타 비용 요인, 제조 제약, 자격을 갖 춘 설치자의 잠재적인 부족 등 이러한 장애물을 해결하고 더 높은 시장 확대를 위해 히트펌프 업계와 협력하여 정부의 공동 조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주요 난방시장에서 히트펌프는 천연가스 보일러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현재 전 세 계 30여 개국에서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는 오늘날 히트펌프 난방의 70% 이상을 담당한다.

이들 국가의 보조금으로 인해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가스보일러 비용과 비교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히트펌프 옵션이 제공된다. 추가 인센티브는 저소득 가구(폴란드 등) 및 또는 고효율 모 델(캐나다 등)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 서는 전기요금 및 에너지요금이 히트펌프가 화석 연료 보일러에 비해 불리하게 되어있다. 효율적인 소비자 선택을 위해 에너지요금제도의 개편도 필요하다.

오늘날 소비자가 히트펌프를 채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비용 외적인 장벽이 있다. 여기에는 정 보 부족, 건물주와 임차인에 대한 인센티브 분할, 건물 규정 등이 포함된다. 여러 정부에서는 건축법 을 조정하고(예: 체코) 소비자를 위한 “원스톱 상 점”을 만들고(예: 아일랜드) 장려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북미, 영국, 독일에서 분할된 인센티 브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 비즈니스 모델이 있지만 더 강력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날 매출 비중이 낮은 다세대 및 상업용 건물의 히트펌프 설치에 대한 장벽을 해결하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요 제조업체들은 최근 주로 유럽에서 히트펌프 생산 및 관련 노력을 확장하는 데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4년 동안 새로운 히트펌프 설치량은 지난 10년 동안 설치된 히트펌프 수와 대략 동일 할 것이다.

국가 기후 목표에 맞춰 히트펌프 확대를 가속화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정책 입안자와 업계 의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 기후 목표를 달성 하기 위해 이번 10년 동안 필요한 히트펌프 시장 성장은 태양광 PV 및 전기 자동차에서 이미 본 확장만큼 가파르지는 않지만 IEA의 Net Zero를 시 나리오 궤도에 오르려면 더욱 가속화되어야 한다. 2050년까지의 배출량 시나리오를 감안하면 필요한 추가 선행 투자는 2030년까지 매년 1,600억 달러에 달할 만큼 크지만, 화석연료 비용이 높은 가격을 지속되는 경우 경제 전반의 연료 절감으로 이러한 증분 비용보다 더 하게 될 것이다.

 

국내 보급 활성화를 위한 제안 – 주거용 중심

대한민국 주택 수의 약 77%를 차지하는 공동주택은 현재 대부분 화석연료 기반의 가스·기름 보 일러 및 지역난방을 통한 난방을 하고 있으나, 해 당 난방방식은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탄소중립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 반면, 주택 내 히트펌프를 공급하여 난방할 경우, 전기화 및 전력부하 관리 개선을 통해 국가 탄소 발생량을 절감하고, 미활용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국가 에너지 활 용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일체형 냉·난방기기를 활용함으로써 가정 내 전국민 탄소중립 참여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히트펌프와 관련된 정책 방향의 부재로 구체적인 정책 설정

[표 1]은 한국, 유럽, 미국의 히트펌프 정책을 비교한 것으로 유럽과 미국은 구체적인 보급목표를 가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총론적인 절감량만을 제시하고 있어 히트펌프 확산보급을 위한 구체 적인 정책 설정이 시급함.

재생에너지 전력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는 반면, 히트펌프를 포함한 재생열에 대한 관심은 상대 적으로 미비함. 이에 재생열에 대한 정량적 목표 설정이 매우 중요함. 이를 위해서는 국내 히트펌프 보급현황 및 산업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방향 제시가 필요함.

△제한적인 신재생에너지원의 범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 진법』『신에너지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등에서 규정하는 신・재생에너지에 따르면 히트펌프 열원이 제한적으로 포함됨. 제 한적인 범위로 인해 히트펌프 열원이 소외되면, 설 치비 보조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확산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히트펌프 관련된 제도는 지열 히트펌프와 수열 (일부) 히트펌프만이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되고 있 으며 가장 보급 잠재량이 큰 공기열원 히트펌프는 산업 간의 갈등과 전기요금 누진제 등의 제도적인 한계로 보급이 제한적이다.

유럽은 이미 2009년부터 공기열원을 포함한 모든 열원을 신재생에너지 기기로 포함하였으나 국 내에서는 해외에서와는 달리 공기열원 히트펌프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함에 따라 이에 대한 보조금이나 지원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효율성과 수요 대응 조치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를 최소화

히트펌프의 가속화된 시장 수요는 필연적으로 전 세계 전력수요를 증가시키지만, 에너지 효율성 과 수요 대응 조치는 전력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을 크게 줄일 수 있다.

IEA에 따르면 기후변화 협약이 충족되면 건물 및 산업용 난방에 사용되는 전기의 비중은 2021년에서 2030년 사이에 16%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전 세계 전력수요는 1/4 정도 증가하는데 히트펌프의 기여도는 1/10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의 효율성 등급을 두 등급(예: 유럽 국가에 서는 D에서 B로)으로 개선하면 난방에너지 수요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으며 필요한 히트펌프의 크기를 줄여 소비자의 비용을 절약하고 최대 수요 증가를 1/3로 줄일 수 있다.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에 대한 히트펌프 보급 확대

국내 도시가스 가구 보급율은 2010년 70%에서 2023년 1월 기준으로 84%다. 하지만 최근 도시가스 보급율 증가가 급감하고 있으며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에 배관망 구축을 위해서는 지자체나 도시가스 공급사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며, 미공급 지역은 세대수 대비 투자비가 크고 관리도 어렵다. 이러한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태양광, 태양열 등)과 융복합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면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가정용 전력요금의 누진제 문제

히트펌프 사용으로 인한 전력 사용량 증가로 누진 구간이 넘어갈 경우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게 되며 현행 누진제로는 85㎡ 아파트에서 히트펌프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이 16만6,000원 가량이 부과됨. 85㎡ 아파트에 거주하는 4인 가구 1월 평균 전 력 사용량과 히트펌프를 구동하기 위한 전기 사용량을 합치면 670kWh로 주택용 전력 누진단계 최고 구 간인 600kWh를 넘길 수밖에 없음. 이 경우 히트펌프 난방이 도시가스 난방보다 에너지 요금이 비싸질 수 있다.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을 위해 가장 우선시되는 요소는 현 가정용 전기요금체제를 이원화하는 방 식임. 히트펌프를 이용하여 공급되는 난방/급탕/ 냉방에 대한 전기요금은 신재생에너지 전기요금 체계와 같이 별도로 누진제 없는 방식의 요금체제로 운영되어야 한다.

△공동주택 건물을 위한 건축법 개정도 필요

대한민국 주택 수의 약 77%를 차지하는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히트펌프 보 일러(Heat Pump Water Heater) 제품이 우선적으 로 보임. 본 제품은 급탕 및 난방/냉방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설비로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축열조가 필요하다.

현 공동주택 건축법 기준상 기계실에 본 설비를 설치하여야 하는데 그 공간 및 무게에 대한 규정 이 히트펌프 보일러를 설치하기에 매우 열악함. 이 에 공동주택에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적절한 건축 법 개정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맺은말

우리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의 실질적인 양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제로 에너지빌딩, 그린리모델링 등 건물분야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핵심기술이 히트펌프라는 것은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대부분의 유 럽 국가와 일부 중국성에서는 이미 공기와 물 등 자연에너지를 열원으로 하는 모든 히트펌프가 신재생에너지 기기이며 실제로 온실가스 저감효과 가 상당한 것으로 판명된 상태이다.

국내의 히트펌프 시장이 아직은 협소하지만 정부의 그린에너지산업 육성과 신재생에너지기기 확대에 따른 품목 중 하나인 히트펌프의 시장 확대로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 문제 대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태양열이나 히트펌프 등 신재생열에너지는 이미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르 는 경우 단기간 내에 많은 보급과 CO2 저감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및 CO2 저감효과가 올바르게 평가되고 모든 자연에너지 열원의 히트펌프 를 국제 기준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기기로 인정하면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더불어 관련 산업의 특 성상 제조, 설계, 시공, 감리 등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대한민국 주택 수의 약 77%를 차지하는 공동주 택은 현재 대부분 화석연료 기반의 가스·기름 보일러 및 지역난방을 통한 난방을 하고 있으나, 해 당 난방방식은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탄소중 립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

반면, 주택 내 히트펌프를 공급하여 난방할 경 우, 전기화 및 전력부하 관리 개선을 통해 국가 탄 소 발생량을 절감하고, 미활용 신재생에너지를 활 용하여 국가 에너지 활용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일체형 냉·난방기기를 활용함으로써 가정 내 전국민 탄소중립 참여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유럽을 포함한 선진 사회같이 히트펌프에 대한 과감한 지원 및 확대 정책을 펴야 할 시기이다. 탄소 중립사회 실현과 새로운 산업육성을 위해 정부가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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