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소(수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소(수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투데이에너지 안후중 기자] 일본 전력업계가 프랑스와 협력해 추진 중인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연구를 위한 운송량을 당초 계획보다 2배 늘리기로 한 가운데, 한국과의 핵연료주기 정책 차이가 주목된다.

일본전력사업연합회(FEPC)는 프랑스 오라노(Orano)사와 함께 진행하는 혼합산화물(MOX)연료 재처리 실증연구 개발을 위해 간사이전력의 사용후핵연료 운송량을 400톤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은 사용후MOX연료 10톤과 사용후우라늄연료 190톤 등 총 200톤이었으나, 이를 사용후MOX연료 20톤과 사용후우라늄연료 380톤으로 증량하기로 했다.

FEPC는 "오라노사가 간사이전력이 보유한 사용후MOX연료의 상세 사양을 확인한 결과, 재처리 실제 운영 최적화 관점에서 사용후MOX연료의 특성에 기초한 데이터 확보량을 늘리기 위해 실증연구 대상 수량 증가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간사이전력은 2030회계연도(2031년 3월 31일 종료)부터 400톤 중 100톤의 운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간사이전력 측은 "일본의 에너지 자급률 향상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중장기 원자력 발전 활용을 위한 실증연구를 통해 핵연료주기 확립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1950년대부터 자원 빈국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재활용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1998년까지는 대부분의 사용후핵연료를 프랑스와 영국의 시설로 보내 재처리와 MOX연료 제조를 진행했다.

반면 한국은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금지돼 있다. 한국은 미국과 1974년 체결한 원자력협정을 2015년 개정했으나, 여전히 농축·재처리는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한국은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지 못하고 임시저장하거나 영구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1999년 이후 자국 내 재처리·MOX연료 제조시설의 본격 가동을 기다리며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해왔다. 아오모리현 롯카쇼에 건설 중인 재처리공장은 1993년 착공해 1997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수차례 지연됐다. 일본원자연료는 재처리공장과 MOX연료공장을 각각 2026회계연도와 2027회계연도에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4기의 원자로만이 MOX연료로 재가동됐으나, FEPC는 2030회계연도까지 최소 12기의 원자로에서 MOX연료 사용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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