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사진)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왼쪽부터) 송채은 박사과정, 최영우 석박사통합과정, 최남순 교수, 한승희 박사과정 /KAIST 제공
(네모 사진)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왼쪽부터) 송채은 박사과정, 최영우 석박사통합과정, 최남순 교수, 한승희 박사과정 /KAIST 제공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전기차(EV)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17일 KAIST에 따르면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이 협력하여, 새로운 전해질 용매 ‘아이소부티로니트릴(isoBN)’을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상온에서 단 15분 만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으며 300회 충·방전 후에도 94.2%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리튬이온의 이동을 최적화하기 위해 전해질 내 용매화 구조를 조절하는 전략을 개발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 전해질인 에틸렌 카보네이트(EC)는 높은 점성과 강한 용매화 특성으로 인해 고속 충전 시 리튬이온의 이동을 방해하고 전착 현상으로 인해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는 문제를 야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isoBN을 도입하여 리튬이온의 탈용매화 에너지를 줄이고 음극 계면층의 결정립 크기를 감소시킴으로써 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속 충전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매 기작 모식도 /KAIST 제공
고속 충전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매 기작 모식도 /KAIST 제공

연구진은 isoBN을 사용하여 기존 EC 전해질보다 55% 낮은 점성(1.52 cP)과 54% 높은 이온 전도도(12.80 S/cm)를 가진 전해질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결과, 15분 고속 충전 후에도 음극 상단부에 비가역성 리튬전착 없이 94.2%의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또한, X선 광전자 분광법과 비행시간 이차이온 질량 분석을 통해 음극 계면층의 조성과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를 정밀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리튬이온전지의 고속 충전 성능을 결정짓는 음극 계면층의 구조적 특성과 용매화 구조 간의 관계를 최초로 규명한 성과로, 향후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드론, 우주 항공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튬이온전지의 고속 충전 기술이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고리형 카보네이트 전해질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전기차 대중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리튬 기반 배터리 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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