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최근 국내 에너지 시장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세워졌다.
글로벌 그린에너지 투자개발사인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와 SK이노베이션 E&S가 공동으로 개발한 '전남해상풍력 1' 프로젝트가 지난 5월 16일 상업운전에 돌입하며 국내 민간 주도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 북서쪽 해상에 위치한 이 단지는 96MW 규모로, 9.6MW급 풍력터빈 10기가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약 3억 kWh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여 약 9만 가구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며, 이는 석탄화력 발전에 비해 연간 약 24만 톤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전남해상풍력 1' 프로젝트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규모에만 있지 않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민간 주도 사업이라는 점, 그리고 기업의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소구(Non-Recourse)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는 점은 향후 국내 해상풍력 사업 추진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복잡한 규제와 인허가 과정을 민관 협력을 통해 극복한 사례로서, 앞으로 추진될 후속 사업들의 길을 터주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발전설비의 주요 부품과 설치 장비 국산화율을 75%까지 높였으며, 공사 과정에서 목포·신안 지역의 70여 개 업체와 협력했다. 지역 항만 및 기반 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주민참여 제도를 통해 발전소 수익 일부를 공유하는 계획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과의 상생 모델을 제시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국내 해상풍력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 역량 강화도 함께 이루어졌다.
이번 1단지 가동에 이어, SK이노베이션 E&S와 CIP는 2027년 말부터 2단지(399MW), 3단지(399MW)를 추가로 건설하여 2031년까지 총 900MW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에 준하는 용량으로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해상풍력 1' 단지의 상업운전 개시는 한국 해상풍력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다. 민간의 투자 역량과 국내 산업의 기술력을 결합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모색하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이어질 때,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성과가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