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글로벌 최대 에너지 트레이딩 기업인 비톨(Vitol)의 최고경영자 러셀 하디(Russell Hardy)가 2025년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하락이 셰일 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
6월18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에너지 아시아 컨퍼런스(Energy Asia Conference)'에서 하디 CEO는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미국 내 셰일 산업 투자와 생산이 줄고 있으며, 그 영향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셰일 줄고 OPEC+ 늘린다…미국 빈틈 노리는 산유국들
비톨 CEO의 발언은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감산 완화 계획과 맞물려 주목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는 오는 5~7월 기존 계획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며, 그 배경에는 미국 셰일의 생산 정체를 기회 삼아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하디는 “셰일 산업이 주춤하고 있지만, OPEC과 기타 산유국들의 추가 생산 능력이 이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22~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강하게 작동했던 서방의 공급 우위 전략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유가 급등락…수요는 여전히 증가
한편, 중동 정세 불안 역시 시장의 또 다른 변수다. 하디 CEO는 “중동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석유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급 팽팽함이 향후 가격 변동성을 더욱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까지 이스라엘과 이란은 5일 연속 상호 공격을 이어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 합의안을 거부했다”며 테헤란 주민의 대피를 촉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란산 원유 수출 차단 가능성이 다시금 부각되며, 시장은 다시 한번 공급 충격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