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물 속에 숨겨진 에너지가 도심 냉난방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5일 서울역 서울비즈센터에서 산업계와 함께하는 ‘수열 산업 활성화 토론회’를 열고,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는 열교환기, 히트펌프 등 수열 핵심 설비 제조사를 비롯해 연구기관, 대학, 산업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수열 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법·제도 개선 방향을 공유했다.

수열에너지는 하천수, 댐용수, 하수처리수 등 물이 품은 열을 활용해 건물의 냉난방에 이용하는 기술로,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전기화 가능한 재생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수열에너지 기술적 잠재량은 연간 약 10GW에 달하며, 기존 냉난방 설비 대비 에너지 소비를 30% 이상 줄일 수 있어 에너지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열에너지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돼 전체 냉난방의 약 10%(설비용량 10MW)를 충당하고 있는 사례처럼, 도심 건축물에 대용량 냉난방 공급이 가능해 지역 분산에너지로서 활용성이 높다. 탄소배출 저감은 물론 도시열섬현상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수열 산업 환경 변화 및 발전 방향’ 등 주제 발표와 함께,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 방안, 미활용 열에너지 활용 전략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산업계와 학계는 수열 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고 지원 확대, 수열원 범위 확대, 재생열에너지 의무 공급제 도입, 생산자 지원 등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환경부는 이미 2022년부터 한국무역센터 등 10곳을 대상으로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수열 도입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도심 건축물에 수열을 도입할 경우, 설치비 일부를 국고로 지원해 보급을 촉진할 방침이다.

김효정 환경부 물이용정책관은 “수열에너지는 우리가 사용하는 물을 이용해 열에너지를 생산하므로 도심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라며 “수열 산업이 탄소중립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산업부 등 관계 부처와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기업 지원 및 민간 협력 기반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열에너지는 안정적인 열 공급이 가능한 지역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향후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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