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이스라엘이 불과 20여 년 만에 주요 천연 가스 생산 및 수출국으로 변모한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입장에서 이스라엘의 경험은 국가 에너지 전략 수립에 있어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 후반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이집트로부터 천연가 스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의 일방적인 가스 공급 중단으로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역설적으로 이스라엘의 에너지 자립 노력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국 해상 에서 타마르, 레비아탄 등 대규모 가스전을 잇달아 발견하고 신속하게 개발에 착수하면 서, 이스라엘은 에너지 자급을 넘어 수출국 으로 도약했다.
이스라엘의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경제적 효과에 그치지 않았다. 자국 에서 생산된 가스로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충당하며 전기료 인하 효과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요르단과 이집트 등 과거 적대 관계였던 주변국에 가스를 수출하며 이들을 핵심 에너지 파트너로 만들었다. 이는 에너지 자원이 국가 안보와 외교적 지위를 강화 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에너지 의존 관계를 역전시킴으로써 이스라엘은 중동 내에서 싸우지 않고도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주도로 동지중해 가스포 럼(EMGF)이 창설되어 유럽 시장 개척에 협력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인 사례 이다. 이스라엘산 가스는 이집트를 거쳐 유럽으로 수출되기도 한다.
이스라엘처럼 대규모 국내 에너지 자원 발견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역시 미래 에너지 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수소,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새로운 에너지 기술 개발에 집중하여 에너지 믹스를 다변화하고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에너지 정책을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닌 외교및 안보 전략과 긴밀히 연계하여 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에너지 전략이 국가의 경제적 번영뿐만 아니라 외교적 위상과 안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국도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혁신적인 에너지 전략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