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글로벌 에너지 기업 Shell(셸)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서해안에서 최대 5개의 심해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공 개발에 대한 환경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허가는 지난해 Shell이 신청한 남아공 Orange 분지(Orange Basin) 내 초심해 광구 개발안에 대한 승인을 기반으로 한다.
Shell은 과거 남아공 해안에서 석유 탐사를 시도했으나, 환경단체의 반발과 법적 소송에 직면하며 개발이 좌초된 바 있다. 이번 허가는 Shell이 남아공 해역에서 본격적인 심해 탐사 작업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 환경단체 반발에도 남아공 정부 개발 허용… 전략적 해역으로 재조명
Shell의 시추 허가는 남아공 서부 해안의 Orange 분지에서 진행되며, 이 지역은 나미비아 해역까지 연결되는 지질학적 연장선상에 위치해 있다. 최근 나미비아 인근 해상에서 메이저 기업들의 석유 발견이 잇따르면서 해당 분지는 세계적인 심해 탐사 거점으로 부상 중이다.
하지만 남아공은 여전히 환경 보존과 개발 사이의 갈등이 첨예한 지역이다. Shell이 과거 2021년 동부 해안에서 추진한 지질탐사 프로젝트는 고래 이동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환경단체의 반대에 직면했고, 결국 법원 판결로 중단됐다.
이번에도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정부는 에너지 안보 확보와 외국인 투자 유치 필요성을 앞세워 탐사 허가를 승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 나미비아와의 정책 차이 뚜렷… 남서아프리카 자원지도로 부상
이 지역과 맞닿은 나미비아는 메이저 석유기업들에 대해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하는 등 보다 개방적인 자원 개발 정책을 펼치고 있다. Shell 외에도 TotalEnergies(토탈에너지스), QatarEnergy(카타르에너지) 등 글로벌 기업들이 나미비아에서 활발한 탐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수년간 심해 유전 발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남아공 또한 나미비아와 연계된 자원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남서아프리카 전역이 새로운 심해 석유·가스 탐사의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Shell의 남아공 탐사 성공 여부는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향후 지역 간 에너지 정책의 균형, 환경 규제와 산업 육성 간 충돌, 그리고 아프리카 남부의 에너지 거버넌스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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