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 설치된 전기계량기./투데이에너지 DB
가정에 설치된 전기계량기./투데이에너지 DB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폭염 대책 간담회를 통해 다가오는 7월과 8월 두 달간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한시적으로 완화하여 국민들의 냉방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했다.

이는 여름철 폭염에 대비하여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함께 국민들의 전기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의 일환이다.

이번 누진제 구간 완화는 주택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며, 특히 냉방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에 가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인 변경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기존 누진 구간 (kWh) 변경 누진 구간 (kWh)
1단계  0 ~ 200  0 ~ 300
2단계 201 ~ 400 301 ~ 450
3단계  401 이상 451 이상

이 조치로 인해 기존 1단계 구간의 상한선이 100kWh 늘어나 더 많은 사용량을 낮은 요율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2단계와 3단계의 시작점 역시 상향 조정되어, 전체적으로 더 높은 사용량까지 낮은 누진 구간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어 전기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취약계층 지원 강화

당정은 폭염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오는 7월 1일부터 취약계층에게 연간 최대 70만1300원 상당의 에너지 바우처가 일괄 지급될 예정이며, 전기요금 감면 한도 또한 월 최대 2만 원으로 확대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약속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간담회 종료 후 "당정은 전력 공급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여 폭염 상황에서도 국민들이 전력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누진제 구간 완화와 취약계층 지원 강화 조치가 국민들의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질적 요금 절약 효과 

7월과 8월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조치는 여름철 냉방 사용량이 많은 가구에 실질적인 요금 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전기 사용량에 따라 요금 단가가 높아지는 구조다. 즉,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더 높은 요율이 적용되어 요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방식이다. 여름철에는 냉방기 사용으로 인해 평소보다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많은 가구가 높은 누진 단계에 진입하며 '전기요금 폭탄'을 경험하곤 했다.

가구가 에어컨 등 냉방기를 사용하면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더라도, 더 넓어진 1단계와 2단계 구간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월 250kWh를 사용하던 가구는 기존에는 1단계와 2단계 요율이 혼합 적용되었지만, 완화된 기준으로는 모두 1단계 요율을 적용받게 된다.

누진 단계 진입 시점 지연

사용량이 많아져 다음 누진 단계로 넘어가는 기준점이 높아지므로, 고액의 요금이 부과되는 3단계 진입 시점이 늦춰지거나 아예 진입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특히 폭염이 심해 냉방기 가동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가계의 전기요금 부담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 부담 완화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냉방기 사용을 주저하던 가구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냉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이는 국민들의 여름철 주거 환경 쾌적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누진제 완화 조치는 여름철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부담을 완화하여 국민들이 보다 쾌적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해설] 에너지 소비 패턴에 미치는 영향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가 에너지 소비 패턴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측면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누진제는 전기 사용량에 비례하여 요금 단가가 높아지는 구조이므로, 이 제도가 완화되면 소비자의 전기 사용 행태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누진제 완화는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가계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여름철 냉방기 사용과 같이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는 시기에, 소비자들이 요금 걱정 없이 냉방 기기를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누진 단계 진입 기준이 완화되거나 단계별 요금 격차가 줄어들면, 전기 사용량이 많은 가구의 경우 이전보다 더 낮은 요금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해당 가구의 전력 소비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누진제 완화가 전체 전력 사용량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소폭에 그쳤다는 분석도 있지만 , 전력 요금 인상 요인이 줄어들면 소비 절약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

요금 부담이 줄어들면 에너지 절약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에너지 효율 향상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016년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전반적인 주택용 전기요금이 하락한 바 있다. 이러한 요금 하락은 주택에 태양광 발전 설비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자가발전 설비를 설치하여 자가 소비하는 경우의 경제성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 . 자가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요금 절감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약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가 상시화되거나 요금 자체가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된다면, 주택용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택용 누진제 완화가 전체 전력 피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 냉방 수요 급증 시 주택용 전력 사용량 증가는 전력 계통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전력 당국은 안정적인 공급 능력 확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는 단기적으로 국민들의 냉방비 부담을 줄여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소비 패턴의 변화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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