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PPA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 /이미지 편집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PPA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은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다. 

한국남동발전 (KOEN)은 발전 공기업 중 최초로 자체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직접 판매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남동발전은 지난 6월 25일부터 기아 오토랜드 화성공장에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직접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직접 전력 공급 계약은 국내 기업의 RE100 달성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전력 확대를 통해 기후 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고자 하는 계획의 일환이다. 

발전 사업자와 전력 소비자가 직접 계약

재생에너지 직접 판매는 발전 사업자(생산자)와 전력 소비자(수요자)가 직접 계약을 맺어 재생에너지 전력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되며, 전력 구매자는 특정 재생에너지 발전원에서 생산된 전력을 직접 구매하여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러한 직접 판매 방식은 전력 시장의 변화와 함께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재생에너지 직접 판매 시장은 전력구매계약(PPA)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중요한 동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려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전기 수요 증가 및 AI 데이터센터가 큰 요인

산업부와 발전 시장에 따르면 최근 추세인 ▲규제 완화 및 시장 제도 개선 ▲ 공공 부문의 참여 확대  ▲ 전기 수요 증가 및 AI 데이터센터의 영향 ▲재생에너지 시장의 꾸준한 성장 전망이 이 시장의 활성화 주요 요인되고 있다.

규제 완화 및 시장 제도 개선으로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저장판매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가능해지는 등 직접 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공공 부문의 참여 확대에서는 한국남동발전과 같은 발전 공기업이 자체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민간 기업에 직접 판매하는 사례가 등장하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파주시와 같은 지자체에서도 관내 중소기업의 RE100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 재생에너지 직접거래(직접 PPA)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 수요 증가 및 AI 데이터센터의 영향도 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전 세계 전기 수요가 4.3% 성장했으며, 2027년까지 연평균 약 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고전력 소비 산업의 성장은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재생에너지 시장의 꾸준한 성장 전망을 보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시장은 2025년에 43.65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2.44%로 성장하여 78.45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저장장치 통해 전력 판매 사업자들, 시장 진입 가능

재생에너지 직접 판매 시장에는 크게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측과 이를 구매하는 측, 그리고 시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자(판매자)는 ▲발전 공기업 ▲독립 발전 사업자 (IPP) ▲재생에너지 저장판매사업자로 구분된다. 

발전 공기업은 한국남동발전과 같이 자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보유하고 기업에 직접 전력을 판매하는 공기업이다. 

독립 발전 사업자(IPP)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며 생산된 전력을 기업에 직접 판매하는 민간 발전 사업자들이다. 

재생에너지 저장판매사업자는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으로 재생에너지와 연계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전력을 판매하는 사업자들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재생에너지 수요자(구매자)는 ▲대기업 ▲중소기업 ▲고전력 소비산업 등이다. 

대기업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는 기아(KIA)와 같은 국내외 대기업들이 주요 구매자다. 파주시와 같이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RE100에 동참하려는 중소기업들도 직접 PPA의 중요한 수요층이 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력 소비량이 매우 많은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해 직접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직접 판매 시장은 기업의 자발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맞물려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직접 판매와 관련된 정부 정책이나 지원 제도

재생에너지 직접 판매와 관련하여 정부는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직접 전력구매계약(Direct PPA) 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직접 판매를 지원하는 가장 핵심적인 제도는 바로 '직접 전력구매계약(Direct PPA)'이다. 직접 전력구매계약 도입 배경 및 목적은 기업들이 RE100 목표를 달성하고 재생에너지 구매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하기위함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직접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직접 전력구매계약의 법적 기반

직접 전력구매계약의 법적 기반은 2023년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직접 PPA 제도가 도입됐으며, 이후 시행령 및 고시 등 하위 법령 정비를 통해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마련됐다. 

구체적인 운영 방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모아 집합자원화한 사업자도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부족 전력 공급 방법은 직접 PPA를 통해 공급받는 전력이 부족하거나 사용량이 늘어날 경우, 전기사용자는 한국전력공사(한전)뿐만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추면 전력시장에서 직접 전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소규모 전력자원 설비 용량 기준을 기존 1MW 이하에서 20MW 이하로 확대하여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 및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제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PPA 제도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RE100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재생에너지 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RE100 이행을 위한 기타 정부 지원 제도

직접 PPA 외에도 기업의 RE100 이행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들이 있으며,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재생에너지 구매 및 판매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2023년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기저장판매사업 제도가 신설됐고, 2024년 하위 법령 정비가 완료되어 재생에너지와 연계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하여 직접 판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녹색 프리미엄 제도도 있다. 이는 한국전력공사를 통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고, 그 대가로 추가 요금(녹색 프리미엄)을 지불하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직접 판매는 아니지만,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 방식 중 하나다.

REC(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거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발전량에 따라 발급받는 REC를 기업이 구매하여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는 제도다. 이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는 형태이며, 정부는 REC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3자 PPA는 한국전력공사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기업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여 PPA를 체결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직접 PPA보다는 간접적인 형태이지만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돕는 정부 지원책이다.

이러한 정부 정책과 지원 제도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보다 쉽게 구매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