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계 2위라 불리는 바이허탄 수력발전소 / 신화사 캡춰
현 세계 2위라 불리는 바이허탄 수력발전소 / 신화사 캡춰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중국이 티베트 고원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 댐 건설에 착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리창 총리가 발표한 이번 프로젝트는 최소 1700억 달러(약 234조원)의 건설비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야를룽장보 강 하류 50km 구간에 건설될 이 댐은 5개의 계단식 수력발전소로 구성되며, 연간 3000억 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2000m 높이의 강물이 흐르는 이 지역은 막대한 수력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양쯔강 삼협댐을 능가하는 중국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건설 착수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자본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21일 중국 CSI 건설·엔지니어링 지수는 최대 4% 급등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전력건설공사와 Arcplus Group 등 관련 기업 주가는 일일 상한가인 10%까지 치솟았다.

터널 건설 장비업체인 후난 우신 터널 인텔리전트 장비와 지오강테크놀로지스 주가도 30% 급등했다. 화타이증권은 이 프로젝트가 시멘트와 토목용 폭발물 등 건설자재 수요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티은행은 "10년 건설 기간을 가정할 때 연간 투자 대비 GDP 증가 효과가 1200억 위안(167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며 "실제 경제 효과는 이보다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채권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투자자들은 이를 중국 경기부양책의 신호로 해석했다.

하지만 하류 국가들의 우려는 깊다. 야를룽장보 강은 티베트를 거쳐 인도와 방글라데시로 흘러 브라마푸트라 강이 되는데,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 주 페마 칸두 수석장관은 "국경 50km 지점의 거대한 댐으로 인해 우리 주를 통과하는 강의 80%가 말라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NGO들은 이 댐이 티베트 고원의 풍부하고 다양한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 댐이 하류 물 공급이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중국 전역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창 총리는 이 프로젝트를 "세기의 프로젝트"라고 표현하며 "생태 보존에 특별히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 설립된 국유기업 중국 야장 그룹이 감독하는 이 프로젝트는 2030년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년간 건설된 삼협댐이 약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던 것처럼, 이번 프로젝트도 상당한 고용 효과가 기대되지만 이주민 발생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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