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LNG) 시장, 2025년 들어 안정을 되찾다
미국 천연가스(LNG) 시장, 2025년 들어 안정을 되찾다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2025년 들어 미국 천연가스 시장이 마침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세계 천연가스 시장의 벤치마크인 헨리허브(Henry Hub) 선물 계약의 변동성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수년간 이어졌던 불확실성과 고가격 사이클이 일정 부분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헨리허브 기준 월물 선물의 변동성은 2024년 4분기의 81%에서 2025년 중반 69%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2022년 유럽 에너지 위기 이후 이어져 온 고변동성 장세에서의 가장 두드러진 안정 신호로 해석된다.

■ 기록적 저장 확대가 시장 안정 이끌어

이번 안정세의 가장 큰 배경은 비축(재고) 수준의 회복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과의 LNG 확보 경쟁으로 미국 내 가스 재고는 급격히 축소됐고, 이로 인해 헨리허브 가격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극단적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023년 이후 미국 내 저장시설 확충과 충전률 제고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고, 2025년 7월 중순 기준 천연가스 재고는 5년 평균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투기성 거래와 단기 수급 쇼크에 의한 가격 급등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됐다.

■ “아직 평년 수준은 아니다”… 중장기 리스크는 여전

다만 헨리허브의 현재 변동성(69%)은 2022년 이전 평균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다. 팬데믹 이전 미국 천연가스 시장은 40~50%대의 변동성을 보이며 비교적 예측 가능한 흐름을 유지했지만, 현재는 불안정성과 구조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완화 국면’일 뿐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 2026년, 새로운 수요 사이클의 ‘도화선’ 될 수도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2026년 이후의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2026년까지 LNG 수출 인프라를 대폭 확장할 계획이며, 플라크민스(Plaquemines), CP2 등 대형 액화 프로젝트들이 순차적으로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NG 수출 물량은 단기간 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에서는 AI 산업 확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초대형 데이터센터 가동과 전기냉방 증가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리며, 전력 부문의 가스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에너지 수급 시나리오 다변화 필요… “안정은 일시적일 수 있다”

현재의 시장 안정세는 저장률 회복과 겨울철 비수기 효과가 작용한 ‘일시적 숨고르기’일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확대와 내수 수요 급등이 새로운 가격 사이클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국은 물론, LNG 수입국 역시 변동성 재확산에 대비한 수급 시나리오와 시장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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