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빠르게 재편 하면서, 고용 구조와 국가 전력 수급 체계가 동시에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최근 오픈AI(OpenAI)가 공개한 ‘ChatGPT-5’는 환각(hallucination) 문제를 대폭 줄이며 상용 서비스의 신뢰성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AI의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고,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본격 등장하고 있다.
AI 도입의 충격파는 무엇보다 고용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이크 로소프트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다.
최근 약 1만6천 명에 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해고했는데,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AI 기술 전환이 가져온 산업 구조 재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 다.
과거에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중급 개발자 수 명과 보조 인력이 협업하며 수주에서 납품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쳤다. 코드 작성, 오류 수정(디버깅), 테스트, 문서화, 유지보수 등 세부 과정마다 전문 인력이 배치됐다. 최신 AI 개발 도구는 코드 생성과 최적화, 버그 수정까지 하나의 통합 환경에서 자동으로 수행하며, 심지어 개발 속도와 정확성 면에서도 인간보다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IT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법률 분야에서는 과거 보조 변호사나 법률 서기들이 수일간 판례를 조사하고 공소장 초안을 작성하던 일을 AI가 30분 내로 완성한다. 회계 업계에서는 AI 회계 시스템이 재무제표 분석, 세무신고서 작성, 리스크 평가를 실시간 처리하며, 중간 수준의 회계사 수요를 빠르게 잠식한다.
콘텐츠 제작 분야 역시 AI가 기사 작성, 마케팅 카피, 이미지·영상 제작까지 담당하며 프리랜서 시장과 중소 콘텐츠 제작사의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중간 숙련직 공백’ 현상이 심화 되고 있다. 초급 인력은 값싼 대체재로 여전히 채용되거나 AI 보조 업무를 맡을 수 있지만, 숙련이 필요한 중간 단계 직무는 AI가 직접 흡수한다. 젊은 인재들이 첫 직장에서 경력을 쌓고 기술을 고도화할 기회를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AI 기술의 도입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용 구조의 양극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상위 전문직과 저숙련직만 남는 ‘바벨형 고용 시장’ 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AI 고도화는 곧 전력 집약형 산업의 확산을 의미한다. 대규모 GPU(Graphics Processing Unit) 서버를 가동하는 데이터센터는 기존 클라우드 인프라 대비 수 배의 전력을 소비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계획 중인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전력뿐 아니라 대량의 냉각수 확보가 필요하다. 수도권 신규 반도체 단지는 소양강에서 동탄까지 대규모 용수를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전력·수 자원 인프라의 부담이 가중된다.
2기 신도시 재건축과 대규모 주거 단지 개발도 전력 수요 증가의 또 다른 축이다.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공동 식당 등을 갖춘 초고층 주거 단지는 냉난방·급탕 에너지 소비를 대폭 늘릴 수밖에 없다.
화석연료 감축과 재생에너지 한계가 맞물리면서 원자력 발전의 역할이 재부상하고 있다. 원전 입지의 신규 확보는 주민 수용성 문제와 정치적 갈등, 핵폐기물 처리 난제를 안고 있다. 기존 원전 부지는 포화 상태에 가깝고, 사용후핵연료 장기 저장 시설 확보도 지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를 전력 여유가 있는 해외, 예컨대 북미나 동남아 우호국에 건설하 고, 광케이블·위성망을 통해 국내에서 원격 운영 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국내 전력 부담을 줄이고, 해외 원자력·재생에너지 전력망을 활용하는 동시에 산업 외교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AI·반도체·주거 재개발로 촉발되는 전력 수요 증가는 기존의 전력 믹스에 대한 ‘근본적 재설계’ 를 요구한다. 단기 대응이 아닌 장기적 에너지 로드맵과 산업 전략을 병행해야만, 고용 불안·에너지 부족·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삼중 위기를 피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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