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발 제트연료가 유럽 수입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발 제트연료가 유럽 수입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유럽의 제트연료 시장이 아시아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올여름 유럽이 아시아로부터 수입한 제트연료 물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주요 공급국의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 8월 한 달 1150만 배럴…여전히 압도적 수입 규모

시장 집계에 따르면 유럽은 8월 한 달 동안 아시아에서 1150만 배럴의 제트연료를 수입했다. 이는 6~7월에 비해 다소 줄어든 규모지만, 올여름 전체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항공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제트연료 생산을 크게 늘렸고, 한국 역시 현대식 정유소의 고효율 생산력을 기반으로 수출 확대에 나섰다. 이로써 아시아산 제트연료가 유럽 항공 수요의 ‘숨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 EV·LNG 대체 어려운 특수성

휘발유와 디젤은 전기차(EV) 및 LNG 등 대체재 확산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항공용 제트연료는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은 항공 부문의 배출 감축 목표 달성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U가 설정한 탄소중립 로드맵에도 불구하고, 항공 연료의 ‘아시아 의존 심화’는 유럽이 에너지 자급 목표와 환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 유럽 정유업계 압박 가중

유럽 현지 정유소는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아시아 정유소의 최신 설비와 높은 생산 효율에 비해, 유럽은 노후화된 시설과 상대적으로 높은 운영비용으로 인해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의 자체 제트연료 생산 기반은 점차 위축되고, 수입 의존도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공급국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강화되는 반면, 유럽의 에너지 안보와 자급률은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