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벙커링선과 LNG 공급 과정(벙커링선 선체와 크레인, LNG 호스 연결 모습)
LNG 벙커링선과 LNG 공급 과정(벙커링선 선체와 크레인, LNG 호스 연결 모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전 세계 해운업계의 탈탄소화 흐름 속에서 LNG는 선박용 연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영국 P&I 클럽(UK P&I Club)이 Brookes Bell과 공동 개발한 “LNG 벙커링 안전 가이드”(2판)가 발간되었다

이 가이드는 LNG 연료 벙커링 과정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실질적 지침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LNG의 물리적 특성과 잠재 위험성을 조명하고, 저장·취급·이송에 관한 모범 관행을 제시하는 한편 격납 시스템부터 사전 준비, 운영 절차, 비상 대응, IGF Code(IMO의 가스연료 선박 안전 국제규칙) 연계 승무원 교육까지 핵심 기술 요소를 포괄하고 있다.

■ 가이드에 담긴 10대 핵심 항목

가이드에는 LNG 벙커링과 관련한 필수 주제 10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LNG 연료를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한 격납 용기(containment system)의 유형과 특성을 다룬다. LNG는 극저온의 액체이므로 탱크는 단열 및 누출방지 기능과 함께 열·기계적 응력을 견딜 구조적 강도를 갖춰야 한다. IMO(국제해사기구)는 LNG 연료 탱크를 Type A, B, C 및 멤브레인 등 여러 형태로 분류하며, 선박 크기와 연료 수요, 운항 특성에 맞게 적합한 설계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Type A는 프리즘형 비압력 탱크로 완전 2차 방벽을 갖춰 누출 시 안전성을 높이고 Type C는 소형 고압 원통형 탱크로 두꺼운 벽과 압력용기로 비교적 설치와 운영이 용이해 현재 LNG 추진선에 널리 사용된다. 또한 대형 컨테이너선 등에는 멤브레인형 연료탱크가 적용되어 공간 효율을 높이고 있지만, 이 경우 완전한 2차 격리막과 엄격한 누출감지체계를 갖춰야 한다. 해당 가이드는 이처럼 각 격납 시스템의 장단점과 설계 요건을 소개함으로써 선박이 자사 운영에 가장 적합한 LNG 연료 탱크를 채택하도록 돕는다

LNG 연료의 화학·물리적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안전관리의 기초다. LNG는 주성분이 메탄인 무색무취의 극저온 액체로, 대기압에서 약 -162℃에서 끓는다. 기체를 액화하면 부피가 약 600배 줄어드는 특성이 있어 운송·저장에 유리하지만 액화 상태에서는 항상 끓으며 증발가스를 발생시키므로 온도·압력 관리가 필수적이다. LNG 증발가스는 초기에는 차갑고 공기보다 무거워 가라앉다가 온도가 올라가면 공기보다 가벼워져 상승한다. 이로 인해 누출 시 낮은 곳에 가스가 고여 산소를 밀어내 질식 위험을 초래하거나, 가스 구름이 넓게 퍼졌다가 착화되면 원격 불꽃(flare)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LNG는 인화점이 -188℃로 매우 낮아 공기 중 5~15% 농도에서 폭발성 혼합물을 형성하므로, 연료유(HFO)와 달리 증발가스 자체가 위험물이다. LNG는 비점화성(non-toxic) 가스이지만 공기를 치환하여 산소를 결핍시키므로 밀폐 공간에서는 질식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가이드는 이러한 LNG의 밀도, 기화 특성, 발열량, 증발 가스 거동 등을 상세히 설명하여 사용자가 연료의 본질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비하도록 돕는다.

LNG 연료의 사용에는 기존 연료유와 다른 다양한 고유 위험이 따르며, 가이드는 이를 식별하고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우선 LNG는 극저온이므로 누출 시 인체 조직에 심각한 동상을 입히고, 보통 강재 구조물을 순간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어 균열이나 파손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40℃ 이하의 액체에 노출되면 특수 합금강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체 강재가 취약해지므로, LNG 이송배관과 드립트레이 등에 스테인리스강 등 내저온성 자재를 사용하고 단열을 철저히 한다. 

LNG는 인화성 가스이므로 누출시 화재·폭발 위험이 존재한다. 밀폐 공간에 메탄 가스가 축적되면 작은 점화원으로도 폭발할 수 있어, 정전기 제거 및 점화원 통제가 중요하다. LNG 탱크 내 액층간 밀도 차로 인해 발생하는 롤오버 현상(밀도가 다른 LNG 층이 갑자기 혼합되며 대량의 증발가스 분출이나, LNG가 물과 접촉할 때 순간적으로 증발하며 폭발적 기상변화 등)도 LNG 특유의 위험 요인이다.

아울러 가열된 압력용기 파열로 인한 증기폭발 위험도 언급되는데, 특히 Type C 같은 압력탱크가 화재로 가열될 경우 압력상승으로 폭발적 파열이 발생할 수 있어 화재 시 원격 살수 등 냉각 조치가 필수다.

이외에도 가이드는 슬로싱(sloshing, 액체가 탱크나 용기 안에서 흔들리며 움직이는 현상)에 따른 탱크 내부 구조물 손상 가능성, 연료배관 내 LNG 잔류로 인한 배관 과압 위험, 선박간 충돌·계류절단 등 STS(ship-to-ship) 벙커링 특유의 위험까지 폭넓게 다루며 각 위험별 예방 대책과 대응 절차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연료 공급과정 전반의 위험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한다. 

원활하고 안전한 LNG 연료공급을 위해 벙커링 적합성 사전 확인은 필수적이다. 가이드에서는 LNG Bunkering Compatibility Record (LBCR) 개념을 도입하여, 연료공급선(또는 트럭 등)과 연료를 받는 선박 간 설비·운영상의 상호 적합성을 사전에 검증하도록 권고한다

구체적으로 LBCR은 두 당사자의 물리적·운영적 인터페이스를 미리 점검해 기록한 문서로, 연계 호스와 커플러의 규격이 일치하는지, 긴급 차단장치(ESD) 신호체계와 통신시스템이 양측에서 호환되는지, 펌프 압력·유량 등이 수용 가능 범위인지 등을 사전에 확인한다. 또한 벙커링 작업 전 필요한 각종 인증서와 연료 품질정보, 안전 절차에 대한 상호 이해 여부도 LBCR에 포함된다. 이 기록은 벙커링 개시 전에 쌍방이 서명함으로써 “모든 준비 완료”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역할을 하며, 추후 변경 사항이 있으면 즉각 갱신·재확인하도록 한다.

이러한 표준화된 호환성 검증 절차를 통해 장비나 절차상의 부적합으로 인한 사고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가이드는 LBCR 작성 요령과 체크리스트를 제공함으로써 업계 전반에 호환성 평가 표준화를 촉진하고 있다.

LNG 벙커링은 선박 간 또는 육상-선박 간 연결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안전한 정박·계류가 핵심 전제 조건이다. 가이드는 벙커링 전 계류 상태 분석을 통해 선박의 고정 상태가 예상 모든 조건에서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할 것을 강조한다.

벙커링 중에는 조수, 바람, 조류, 파도, 인근 선박 통항 등 환경 요인이 선박 운동을 유발할 수 있어 모든 계류 하중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선박간 벙커링의 경우 두 선박이 나란히 계류되므로, 폰툰 및 선체 간격, 완충재(fender)의 적절성, 로프 장력 및 배치 등이 사전에 검토되어야 한다. 부두 벙커링의 경우도 접안 설비가 LNG 이송관 압력과 선박의 움직임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가이드는 계류 계획 수립 단계에서 해상 상태와 기상 한계를 설정하고, 벙커링 중 기상 변화나 예기치 못한 움직임 발생 시 작업 중지 기준을 정하도록 한다.

또한 본 작업 전 계류줄, 윈치, 계류돌재(Bollard, 선박을 부두에 안전하게 계류하기 위해 부두나 선박에 설치된 견고한 기둥 모양의 장비) 등의 장비 점검을 실시해 마모나 손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필요 시 예비 로프나 예인선을 대기시켜 비상 이탈 상황에도 안전하게 대처하도록 권장한다. 이러한 계류 분석은 호스 파단이나 선체 충돌과 같은 최악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선결 조치다.

LNG와 같은 저인화점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승무원은 IMO IGF Code에 따라 특별한 자격과 교육이 요구된다. 가이드는 IGF Code에 부합하는 승무원 교육의 중요 내용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관련 선박 운영자와 선원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이다. IGF Code는 LNG 연료 취급 인원에 대해 기본 및 고급 교육과정을 규정하고 있으며, 연료의 특성, 안전 장비 사용, 비상 대응 등을 포함한다. 본 가이드는 특히 비상 대응 훈련과 정기 모의훈련의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벙커링에 앞서 연루 인원 전체가 작업 전 회의를 통해 절차와 비상시 역할분담을 재확인하고, 정기적으로 가스 누출 대응, 화재 진압, ESD 작동 등의 훈련을 실시하도록 권장한다.

또한 LNG 추진선의 선장은 연료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벙커링 작업관리 역량을 갖춰야 하므로, 회사 차원에서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조언한다. 이러한 지침은 승무원의 숙련도를 높여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만일의 사태에도 침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반적 안전 수준을 제고한다.

LNG 벙커링 시에는 작업 주변에 잠재 위험이 존재하므로, 일정 범위를 통제구역으로 설정해야 한다. 가이드는 벙커링 장소에 안전구역과 보안구역을 정하도록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안전구역은 벙커링 중 인화성 가스 존재 가능성이 있으므로 화기나 비인가 인원의 출입을 금지하는 즉각적 위험통제 영역이다. 일반적으로 벙커링 연결지점(호스 연결부)을 중심으로 반경 수십 미터 내를 안전구역으로 설정하며, 이 안에서는 용접·흡연 등 모든 점화원이 엄격히 통제된다. 한편 보안구역은 벙커링 작업을 외부 간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완충 지대로, 주로 항만 내 다른 작업이나 선박의 접근을 제한하는 범위다. 이는 안전구역보다 넓게 지정되어, 주변 선박 통행을 일시 중지하거나 제한하여 혹시 모를 충돌이나 파급 사고를 예방한다. 

예컨대 선박-선박 벙커링 시 주변 일정 반경 내로 제3의 선박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거나, 부두에서 승객 승하선 등 다른 작업을 일시 중단시키는 조치가 이에 해당한다. 가이드는 각 현장의 위험도 평가에 따라 구체적인 구역 반경과 경계 설정 방법을 제시하며, 현장에 경고 표지판 설치, 감시인력 배치 등 실효성 있는 통제를 시행하도록 권고한다. 이러한 안전·보안 구역 설정은 만에 하나 LNG 누출·화재 등이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국한하고,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는 중요한 예방책이다.

LNG 벙커링 전에 연료 탱크와 관련 시스템을 적절히 준비하는 과정도 가이드의 주요 항목이다. LNG는 취급 온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새로운 연료 탱크나 배관은 사전 냉각 과정을 거쳐야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가이드는 벙커링 개시 전 탱크 및 라인 퍼지(purge, 벙커링 작업 전 선박과 시설 내 연료 공급 라인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공기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특정 가스(예: 질소)를 주입하여 내부를 완전히 밀폐하고 청정 상태로 만드는 과정)와 불활화(inerting, 연료 탱크나 라인 내 가연성 혼합물의 산소 농도를 낮춰 발화 가능성을 제거하는 방법, 주로 질소 등 불활성 가스를 투입해 연료와 산소의 접촉을 차단) 절차를 강조한다. 먼저 탱크 내부의 산소를 질소 등 불활성가스로 치환하여 산소 농도를 안전 수준(예: 1% 미만)으로 낮춤으로써 LNG 유입 시 폭발성 혼합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그 후 극저온 LNG를 받아들이기 전에 소량의 LNG로 벽면을 냉각시키면서 기화시켜 보내는 예랭(豫冷) 작업을 수행, 탱크 온도를 서서히 낮춰 균열을 방지한다. 

가이드는 벙커링 전 반드시 연료 탱크 계측 확인을 할 것을 권고하는데, 이는 현재 탱크의 액면, 압력, 온도 상태를 점검하여 여유 용량과 압력완화장치 작동 상태를 확인하려는 목적이다. 더불어 호스와 암(arm) 등의 연결부 점검, 누출 테스트도 사전에 시행되어야 하며, 벙커링 설비 전반에 이상이 없음을 공동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쳐야만 본격적인 LNG 이송 작업이 안정적이고 지연 없이 진행될 수 있다.

가이드는 LNG 벙커링 작업의 표준 절차를 단계별로 상세히 안내한다. 벙커링 작업은 크게 사전 준비 단계, 이송 단계, 완료 단계로 구분되며, 각 단계마다 준수해야 할 조건과 수행해야 할 작업이 있다. 우선 사전 준비 단계에서는 벙커링 관련 허가서 및 통보 절차를 완료하고, 공동 사전점검표를 작성하여 쌍방이 모든 준비사항을 확인하도록 한다. 

체크리스트에는 앞서 언급한 안전구역 설정, 비산염장치(불꽃방지기) 설치, 통신 채널 테스트, 장비 이상 여부 등이 망라되며 양측 책임자가 서명함으로써 이것이 벙커링 개시의 공식 허가증 역할을 한다. 

가이드는 특히 기상 조건을 중요 요건으로 언급하는데, 예보 및 실측 기상이 정해진 한계 내에 있어야 하며 시정 불량, 강풍, 높은 파도, 낙뢰 우려 시 작업을 연기 또는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통신 또한 핵심 요소로, 언어가 다를 경우에도 표준 수신호 등을 통해 양측이 완벽히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만 작업을 시작하도록 한다. 본 이송 단계에서는 액체와 증발가스의 흐름을 모두 모니터링하면서, 압력·온도·유량이 허용 범위 내 유지되는지 실시간 확인해야 한다

가이드는 벙커링 중 일정 간격으로 공급선과 수급선 간 교신 상태를 점검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한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혹시 모를 누출에 대비해 누출 감지기와 긴급차단(ESD) 시스템을 상시 가동 상태로 두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즉각 연료 공급을 중단하도록 규정한다. 완료 단계에 이르러서는 밸브 폐쇄 후 호스 드레인(draining, 벙커링 작업 종료 후 벙커링 호스 내부에 남아 있는 연료나 액체를 완전히 배출하는 과정) 및 퍼지 작업을 수행하여 남은 LNG를 제거하고 모든 배관 내 압력을 안전하게 방출한다

탈부착 과정에서는 냉동질소 등 극저온 보호장비를 사용해 작업자가 동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호스 연결부를 빨리 따는 대신 서서히 탈압하여 잔여 가스 배출을 통제한다. 가이드는 마지막으로 문서 정리와 보고를 강조하는데, 벙커링 완료 후 인수도량 검증, 사고/이상 유무 보고서 작성, 향후 참고를 위한 교훈 기록 등의 조치를 수행해 추적성을 확보하도록 권장한다.

예를 들어 가스 누출 감지 시 즉각적인 ESD 발동과 작업 중지, 현장 인원의 대피 절차, 인근 점화원 차단 등이 포함된 대응 시나리오를 정해두어야 한다. 화재 발생 시에는 적합한 소화장비(HVFO, 분말소화기 등) 사용법과 냉각 조치, 인명대피 경로를 미리 계획해 두고, 필요시 항만 소방대와 공조하는 연락 체계를 갖춘다. 또한 계류 끊김이나 선박 이탈 같은 비상 상황에도 대비해, 사전에 신호 체계와 피난 경로, 예인선 투입 등의 계획을 준비한다. 가이드는 이러한 계획이 문서화되어 있어야 하며, 모든 관련 승무원들이 내용을 숙지하고 정기 훈련으로 몸에 익히도록 권고한다

벙커링 중에도 긴급 상황에 대비해 소화장치, 가스탐지기, 개인보호구 등이 즉시 사용 가능한 상태로 배치되어야 한다. 특히 공급선과 수급선은 긴밀한 협조 아래 긴급차단 및 연결해제 절차(ESD 및 긴급 릴리스 시스템)를 사전 점검하여, 비상시 신속히 연료 공급을 차단하고 안전 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철저한 비상 대응 계획은 “준비된 자는 위기에도 당황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LNG 벙커링 작업의 사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마지막 보호막이라 할 수 있다.

가이드는 또한 이들 요소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는데, 예컨대 위험요소 파악과 교육, 사전 준비와 절차 준수, 비상 계획과 훈련이 하나의 안전관리 고리로 작동해야만 궁극적으로 사고 없는 LNG 연료 운영이 가능함을 역설한다.

■ 이해당사자별 가이드의 실질적 영향

새로운 LNG 벙커링 안전 가이드는 업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구체적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해운업계(선사 및 선박운영자)는 LNG 추진선을 운영하거나 도입 예정인 선사들은 이 가이드로부터 표준 안전운영 절차를 확보함으로써 큰 도움을 받는다. 그동안 각 선사별로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했던 벙커링 매뉴얼을 이번 가이드에 기초해 업데이트하거나 작성할 수 있어 절차의 정합성과 포괄성을 보장하기 쉽다. 

특히 IGF Code 준수와 연계된 승무원 교육, 위험성 평가,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받음으로써, 선사는 안전투자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 경험이 적었던 동시 작업에 대비한 위험관리나 LBCR 활용 등은 선사 입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인데, 가이드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어 이를 준수함으로써 보험사와 감독당국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나아가 가이드를 적극 도입하는 선사는 벙커링 사고를 예방하여 선박 운영의 신뢰성을 높이고, P&I 클럽 가입 조건이나 보험료 측면에서도 유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가이드에 명시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재정적 책임이 더 무겁게 지적될 수 있으므로, 해운업계 전반에 안전 규범 강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LNG 연료 벙커링이 이루어지는 항만과 터미널 측에도 이 가이드는 운영 기준 마련에 직접적인 참고자료가 된다. 항만당국은 가이드 내용을 토대로 자국 항만에서의 LNG 벙커링 세부 지침이나 허가 조건을 정할 수 있다. 

항만별로 안전구역 범위나 기상 조건 한계, 통보 절차 등을 정하는 데 있어서 본 가이드의 권고사항이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항만은 비상대응 계획 측면에서, 가이드가 강조한 절차에 맞춰 소방서·해경 등과 연계한 항만 비상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주기적 합동훈련을 시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항만 운영자는 벙커링 작업이 안전구역 설정 등으로 인해 주변 부두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스케줄 조정이나 동시 작업 관리에 대한 내부 지침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대형 여객 터미널에서 여객 승선 작업과 LNG 벙커링을 동시에 허용할지 여부, 화물 선적/하역과 벙커링의 동시 진행 요건 등을 사전에 정하여 모든 이해당사자에 공지하는 프로세스가 정착될 수 있다. 이 가이드는 항만 측에 LNG 벙커링 수용을 위한 인프라와 규정 정비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여, 항만들이 새로운 연료 시대에 대비한 표준화된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LNG 벙커링을 수행하는 선박 또는 트럭 운용사 등 연료공급자에게 이 가이드는 작업 표준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준다. 먼저 LBCR 작성, 사전호환성 평가 등을 통해 공급자는 벙커링 대상 선박과 사전 협의 단계를 거치게 됨으로써, 과거에 없던 추가 준비 업무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서로의 요구조건을 조율하여 장비 개조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부분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고, 이로써 현장에서의 돌발상황을 줄여 결과적으로 운영 효율성은 높아질 것이다. 가이드는 또한 연료공급자가 지켜야 할 안전조치(예: ESD 테스트, 호스 관리, 작업자 숙련도 등)를 상세히 제시하므로, 벙커링 기업들은 이를 준수함으로써 서비스 신뢰도 제고와 사고 발생 시 법적 방어력 강화 효과를 얻는다. 

가이드에 명시된 대로 모든 공급 담당자에게 IGF Code 기반의 교육을 이수시키고 정기 훈련을 시행한다면, 작업 중 실수나 대응 실패 확률이 감소하여 안전 기록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이 가이드는 연료공급자가 지켜야 할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선사-공급자 간 분쟁 예방에도 기여한다. 표준화된 체크리스트와 절차에 따라 벙커링을 수행하면, 연료량 측정이나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으로 인한 분쟁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연료공급자는 이 가이드를 준수함으로써 업계 표준에 부합하는 신뢰할 만한 사업자로 인정받게 되고, 이는 향후 사업 기회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밖에도 보험사(P&I 클럽)와 감독기관 역시 이 가이드의 간접적 영향을 받는다. 보험사들은 회원사에 본 가이드 준수를 권고하거나, 이를 안전 컨설팅 자료로 활용하여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해사 감독기관들은 가이드의 권고사항을 검토하여 향후 규제 개선이나 감독 지침 수립에 반영함으로써, 국제 기준과 실무 간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IMO 규정 및 기존 지침과의 비교

LNG 벙커링 안전 가이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기존 규범 및 업계 지침들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도 고유한 역할과 가치를 지닌다. 특히 IMO IGF Code 및 기존의 여러 벙커링 지침과 대비되는 특징을 통해 그 차별성과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 IGF Code(국제 저인화점 연료 안전규칙)는 LNG를 포함한 가스 연료 추진선의 설계 및 운용에 관한 최소 안전기준을 국제법으로 정한 것이다. 이 코드에는 LNG 연료 공급 시 연료가스가 대기로 배출되지 않도록 할 것, 연료계통은 이중벽 배관 등을 갖출 것, 연료 취급 인원은 특별 교육을 받을 것 등의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IGF Code는 규범적 성격상 원칙과 요구사항을 제시할 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상세 절차나 방식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연료 누출 시 즉시 안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요구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사용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일일이 규정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LNG 벙커링 안전 가이드는 IGF Code의 요구사항을 실践 수준으로 풀어낸 지침서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가이드는 선박운영자가 따라야 할 세부 단계와 체크리스트, 모범 사례를 담고 있어 IGF Code의 현실적 이행을 지원한다. 또한 IGF Code가 다루지 않는 몇몇 영역((예)LNG 벙커링 적합성 기록(LBCR)이나 SIMOPS 상황에서의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가이드는 구체적인 권고를 제공함으로써 규정의 공백을 메워준다. 의무사항인 IGF Code를 보완하는 모범 가이드라인으로서, 선박과 연료공급자가 코드 준수를 넘어서 최고 수준의 안전 관행을 도입하도록 유도한다는 의의가 있다. 

LNG 연료 보급이 시작된 이래 다양한 기관에서 벙커링 지침서가 발표되어 왔다. 2014년 국제가스연료협회(SGMF)는 업계 최초의 LNG 벙커링 안전 지침서를 발간했고, 2022년 이를 최신 운영 경험을 반영하여 대폭 개정한 바 있다. SGMF 지침서는 벙커링 선박/시설의 설계에서부터 연료 공급계획 수립, 실제 연료주입 방법까지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또한 유럽해사안전청(EMSA), 국제항만협회(IAPH) 등에서도 체크리스트 양식이나 권고안을 제공해왔고, ISO 20519(2017) 같은 국제표준에서는 LNG 벙커링 절차와 장비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존 지침들은 주로 기술 전문가 그룹에 의해 작성되어 다소 전문적이고 방대한 경향이 있으며, 일부는 유료로 발간되어 접근성이 제한되기도 했다. 반면 UK P&I 클럽의 이번 가이드는 보험클럽 주도로 개발되었으며 공개 배포되어 업계 종사자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내용 측면에서도, 최신판 가이드는 SGMF 지침 등에서 강조된 사항을 수용하면서도 실무자 관점의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SGMF 지침이 언급하는 합성 메탄(바이오~LNG 등)까지의 적용 가능성이나 환경 성과 같은 거시적 내용보다,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사례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2025년판 가이드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벙커 바지(bunker barge) 및 항만 내 벙커링 사례들의 교훈을 반영하여, 동종 사고 사례와 예방조치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동시작업(SIMOPS)에 대한 언급이나 LBCR 활용 등은 앞선 지침들에서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던 부분으로, 업계 실무의 성숙도 향상에 기여하는 가이드만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지침들이 “해야 할 일”을 나열했다면, 이 가이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를 친절히 안내하는 현장형 매뉴얼로서 의미를 지닌다. 이번 LNG 벙커링 안전 가이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산업계에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첫째, 안전을 담보하지 않은 탈탄소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은 대세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위험들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본 가이드는 상기시킨다. 둘째, 이 가이드의 존재는 국제 표준과 업계 관행의 접목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규제(IMO 코드)와 기술지침(SGMF 등)의 사이를 메워주는 이러한 실용 가이드를 통해 업계 전반의 안전 역량이 상향평준화될 수 있다. 셋째, 보험사가 주도하여 발간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 측면의 강조를 읽을 수 있다. LNG 벙커링이 경제적 관점에서도 사고 한 번이면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미연에 충분한 투자와 준비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임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가이드는 모든 관련 당사자 간 공동의 책임과 협력을 강조한다. 벙커링 안전은 선사, 항만, 공급자 어느 한 쪽만 잘한다고 확보되지 않으며, 가이드에 명시된 대로 사전 호환성 협의와 공동 체크리스트 운영 등 협업 메커니즘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포괄적 메시지를 담은 LNG 벙커링 안전 가이드는 앞으로 LNG 추진선 시대의 안전 교본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암모니아나 수소 등 차세대 연료의 벙커링 안전지침 개발에도 하나의 선례이자 기준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 용어 설명 : 

· UK P&I Club(UK Protection and Indemnity Club, The United Kingdom Mutual Steam Ship Assurance Association) = 영국의 대표적인 해상보험사. 국제 해운업계에서 신뢰받는 보호배상 보험(P&I insurance) 제공업체다. P&I 보험은 선박 소유주와 운영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환경오염, 인명 피해 등 다양한 해상 위험에 대비하는 상호보험 형태로, UK P&I Club은 이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UK P&I Club은 안전 기준 수립과 위험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최근에는 친환경 연료인 LNG 벙커링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LNG 벙커링 안전 가이드(A Guide to Safe LNG Bunkering Practices)’를 발표하는 등 해상 안전문화 확립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가이드는 LNG 연료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련 사고 예방과 운영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하며, 업계 내 모범적 지침으로 평가 받고 있다. UK P&I Club은 선주 및 해운사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해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IMO IGF Code(International Code of Safety for Ships Using Gases or Other Low-flashpoint Fuels) =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정한 가스 및 기타 인화점 60도 미만의 저인화점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안전에 관한 국제 규범이다. 이 규정은 LNG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이 안전하게 설계, 건조, 운항될 수 있도록 기계, 장비, 시스템의 배치와 설치, 제어 및 모니터링에 관한 필수 요건을 제시한다. IGF Code는 2017년 1월 1일부터 발효되었으며, SOLAS(해상인명안전협약)에 따라 새로운 가스 연료 선박 건조 시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또한, 저인화점 연료 사용에 따른 화재 및 폭발 위험을 최소화하고, 선원의 안전 교육과 비상 대응 절차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연료의 안전한 활용과 국제 해운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핵심 규범이다.

· LNG 벙커링 = LNG 추진 선박에 LNG를 연료로 공급하는 과정, 이는 선박의 친환경 연료 전환을 지원하는 중요한 해상 연료 보급 방식. 주로 ‘선박 대 선박(STS, Ship to Ship) 방식’이 활용되며, 벙커링선(벙커링 선박)이 해상에서 LNG 추진선에 LNG를 공급해 ‘바다 위 주유소’ 역할을 한다. LNG 벙커링선은 대형 선박에도 대량으로 신속하게 연료를 공급할 수 있어 기존 항만 시설에 대한 추가 부담 없이 효율적인 연료 충전이 가능하다.
LNG 벙커링의 주요 방식은 트럭에서 선박으로 직접 공급하는 TTS(Truck to Ship), 선박 간 직접 LNG를 공급하는 STS(Ship to Ship), 터미널의 파이프라인을 이용하는 PTS(Pipe to Ship), 그리고 이동 가능한 LNG 탱크를 이용하는 PTT(Portable Transfer Tank) 방식이 있다. 각 방식은 선박 크기, 항만 환경, 물류량, 안전성 등에 따라 적합한 방법이 선택된다.
최근 한국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1만8000㎥급 LNG 벙커링선 4척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벙커링선 건조와 관련 산업이 활발히 성장 중이며, 부산항만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LNG 벙커링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에 협력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로 LNG 벙커링 선박에 대한 수요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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