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OPEC+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제 흐름이 유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지 편집
국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OPEC+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제 흐름이 유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Plus)가 설정한 증산 목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의 증산 이행률은 목표치의 약 75%에 불과했으며, 실제 증산량은 목표 대비 하루 약 50만 배럴(b/d, barrels per day) 부족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 역량 한계, 하반기엔 절반 수준까지 추락 가능성

전문가들은 일부 산유국의 생산 역량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 부족으로 인한 인프라 노후화, 신규 유전 개발 지연 등이 겹치며 실질적 생산 능력이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 하반기 OPEC+ 증산 이행률은 목표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공급 불안 요인은 국제 유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브렌트유(Brent crude) 가격은 최근 7주 연속 고점 부근을 유지하며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여전히 유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사우디, OPEC+ 내 핵심 생산국 역할 강화

사우디아라비아는 4~8월 기간 동안 OPEC+ 전체 누적 증산분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며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사우디조차도 단독으로 전체 부족분을 보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러시아,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일부 회원국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OPEC+ 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OPEC+가 단합을 유지하더라도, 물리적 생산 능력 부족은 정책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 향후 전망: 투자 부족이 장기 리스크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이 단순한 단기 이슈가 아니라, 지난 수년간의 투자 부족(underinvestment) 에 따른 구조적 결과라고 평가한다. 재생에너지 전환 압력 속에서 전통 원유 개발 투자가 위축되며, 중장기적으로 산유국들의 생산 능력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유가 전망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OPEC+의 증산 이행 부족이라는 상반된 요인 사이에서 고도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용어 설명 :  

ㆍOPEC+(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and allies)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비OPEC 산유국들이 원유의 생산량과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구성한 산유국 협의체이다. 본 협의체는 OPEC 기존 13개 회원국에 러시아, 멕시코, 오만,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10개 내외의 비OPEC 산유국이 포함되며,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5%, 매장량의 약 90%를 통제한다. OPEC+는 2016년 말 국제 유가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서 처음 공식 출범했으며, 이후 주기적으로 협상을 통해 산유량 조절 정책을 발표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공동의 리더 역할을 하며, 각 회원국들은 원유 생산 감산 및 증산 합의와 그 이행 여부를 논의한다. 주요 활동은 글로벌 유가 안정을 위한 공급 조절로, 최근에는 2025년까지 대대적인 감산 정책을 유지하다가 2025년 5월부터 점진적 증산에도 합의한 바 있다. OPEC+는 공식적인 국제기구 형태보다는 산유국 간의 비공식적 연대체로, 회의는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공식 회의는 빈(Wien,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되는 경우가 많으며, 체계적인 원유 생산 쿼터 결정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 비회원 국가의 생산 확대에 직면해 시장 점유율 문제, 회원국 간 감산 이행 신뢰 문제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OPEC+의 결정은 글로벌 유가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국제 경제 및 관련 산업에 큰 파급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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