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전라남도 나주시가 국가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이 될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유치를 위해 범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인 '핵융합 핵심기술 및 첨단인프라 구축' 사업의 최종 선정지가 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다.
온·오프라인 병행 서명운동 전개
나주시는 10월 27일부터 11월 11일까지 '12만 시민 서명운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를 집중 서명 주간으로 정해 웹 기반 온라인 플랫폼과 읍면동 주민 서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서명 대상은 19세 이상 나주 시민을 비롯해 관내 52개 학교 학생·교직원, 혁신도시 이전기관 임직원 등 12만 나주 전 시민이다. 시는 포스터, 전단지, 현수막 등 홍보물 배포와 거리 서명운동, 읍면동별 서명 종사원 운영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시민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릴레이 챌린지에 직접 참여하며 "시민이 직접 참여해 꿈의 에너지 실현 거점도시 나주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12만 시민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나주가 인공태양 연구시설의 최적지임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2년간 주민 수용성 확보 주력
나주시의 이번 서명운동은 즉흥적인 대응이 아니다. 지난 2년간 체계적으로 주민 공감대를 형성해온 결과물이다. 2024년 '매경-켄텍 포럼'과 2025년 '핵융합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해 핵융합 에너지의 가치와 지역 발전 가능성을 공유했으며, 관내 19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주민설명회를 완료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나주시는 주민 수용성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시 측의 설명이다.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는 다른 지역과 달리 나주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확보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최고 에너지 연구 인프라 보유
나주시가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를 중심으로 한전, 에너지밸리, 초전도 등 첨단 연구 인프라가 집적화된 국내 최고의 에너지 연구 중심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도, 한국에너지공대와 협력해 핵융합 8대 핵심기술 중 하나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 구축'을 선점해 2028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0월 22일 발표한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전략 로드맵'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선제적 투자다.
과기부는 핵융합 조기 상용화를 위해 8대 핵심기술을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 투자 확대, 연구 인프라 고도화, 전문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나주시는 한국에너지공대와 한전, 연구기관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구조적 장점을 갖춰 정부가 제시한 민관 협력형 핵심기술 개발 전략의 실현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는 입장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감 고조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는 단순히 연구시설 하나를 유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규모 연구 인력 유입과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를 지구에서 재현하는 기술로, 안전하고 무한한 청정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시설이 들어설 경우 장기적으로 수천 명의 고급 연구 인력과 수조 원대 투자가 예상된다.
나주시는 이미 혁신도시로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이 이전해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태양 연구시설까지 유치할 경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쟁 지역과의 치열한 각축전
다만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는 나주만의 경쟁은 아니다. 국내 여러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각 지역은 자신들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정부를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주시가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기존 에너지 연구 인프라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 △주민 수용성 확보 등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점이다. 특히 주민 수용성은 대규모 국책 연구시설 유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나주시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나주시 관계자는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기반이 될 전략적 거점"이라며 "전라남도와 함께 부지와 기반 시설 확보, 주민 수용성 제고에 철저히 대비해 시민 역량을 하나로 모아 반드시 유치에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과기부의 최종 결정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나주시는 12만 시민의 서명을 통해 지역 전체의 염원을 보여줌으로써 유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향후 몇 개월간 진행될 유치전의 결과에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